폴임 | 평단문화사 | 416쪽 | 13,000원

“성경은 너무나 위대해 혼자만 읽기엔 아깝고 그리스도인들만 소유하기엔 터질 듯 벅차서 빅뱅처럼 막을 길이 없다.”

집필가이자 방송인, 조직신학 교수인 재미학자 폴임 씨는 그래서 『질문하는 바이블(평단 아가페)』를 썼다. 그에 따르면 성경은 어떤 걸 입증하려 시도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성경은 진실하고, 절대적인 권위가 있는 하나님 말씀이며, 무오성(inerrancy)이 입증되고 있다.

그런데 무슨 질문이 필요할까. “책에서 제시된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은 성경 속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신앙인이 세상에서 나의 위치와 삶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들을 품고, 성경 속에서 해답을 찾는다.

저자의 방식은 난해하면서도 분명한 첫번째 질문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는가?’를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첫번째 질문을 다루는 방식을 보고, 책을 더 읽을 사람과 덮을 사람이 나뉠 수도 있겠다.

저자는 이 물음에 정치·경제·사회·인간적인 이유와 근거를 찾기보다 그야말로 ‘성경’에서 답을 찾았다. “사도행전(4:11-12)과 요한복음(14:6)을 읽어보라. 예수님은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고 말씀하셨다. 유대교가, 공자가, 힌두의 신들이, 무함마드가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해 준다는 기록은 성경 어디를 찾아봐도 없다.”

다음 질문 ‘오병이어의 기적은 어떻게 일어났는가?’도 살펴보자. 저자는 스코틀랜드 주석학자 윌리엄 바클레이를 먼저 인용한다. “이렇게 된 것이 사실이라면 이 사건은 떡 덩이와 생선을 많이 증가시킨 그런 기적은 아니었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만남으로써 이기적인 사람들을 관대한 사람들로 변화시킨 기적이었다.” 그리고 과정신학 교수의 ‘과학적·상식적 접근’과 “예수님께서 하늘에 올리신 기도를 듣고 감동한 사람들이 품 속에 숨겨둔 도시락을 꺼냈던 것입니다”고 말한 정진석 추기경의 발언까지 포함해, “이런 견해들은 예수님의 신성과 능력을 전적으로 부인하는 인본주의 사상”이라고 일갈한다.

성경에는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열두 광주리에 차게 거두었으며’라는 기록 뿐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려는 바는 무엇일까.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다’는 표현이 예수님이 하나님께 이 음식이 증가하게 해달라고 하신 것은 결코 아니지만, 예수님은 삼위의 한 분이신 하나님으로서 전능하시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으로 기적을 행할 수 있었다. 사실은 먹을 것이 증가했음이 틀림없고, 이 기적은 원인과 방법보다는 결과에 유의해야 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가지고 있는 것을 분배함으로써 불어났다는 사실이다. 무리가 갖고 온 음식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했지만, 음식들을 서로 나눠먹다 보니 증가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우리가 가진 것들을 이웃과 나눌 때 오늘에도 일어날 수 있다.”

이처럼 성경을 읽거나 신앙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궁금증들을 비롯, ‘다른 종교를 해킹하다-이단 바이러스를 차단하자!’, ‘과학과 윤리가 성경을 질투하다-과학과 윤리가 보인다!’, ‘역사·종교·문명의 수수께끼-역사의 문명을 벗기자!’, ‘알쏭달쏭한 성경 이야기-이제 성경읽기가 재미있다!’ 등의 카테고리로 다양한 분야의 질문들을 하고 있다.

저자 역시 집필 과정에서 자신이 30년간 찾아 헤맨 질문에 답을 찾았다고 한다. “‘나’라는 존재는 누군가에 의해 아주 세밀하고 정밀하게 수동적으로 디자인된 유기체에 불과함을 알게 됐다.”

그리스도인이나 비그리스도인 혹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나 성경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조차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문과학적인 편이한 용어를 사용해 집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