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유진이가 2살반 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거의 매일 아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저는 학교에 다녔고 아내는 일하러 다녔습니다. 아이를 돌보아 주던 분에게도 7살 5살 딸들이 있었습니다. 유진이는 누나들을 잘 따라 다녔는데 어느 더운 여름날 누나들과 동네 아이들이 함께 아파트 수영장으로 수영하러 갔습니다. 큰 아이들이 수영장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하나씩 하나씩 곧장 수영장으로 뛰어 들어 갔습니다. 유진이도 누나들을 따라 수영장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그 때 수영장 가에서 쉬고 있던 미국인 부인이 물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유진이를 발견하고 뛰어 들어가 건져냈습니다. 하마터면 아들을 다시 보지 못할 뻔 했습니다.

그 후로 유진이는 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욕조에 들어가는 것도 겁을 냈습니다. 학교 다니기 시작하던 6살 되던 해 여름에 타운하우스 단지 내에 있는 공동 수영장에 아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제가 먼저 수영장에 들어가 유진이를 들어오도록 권유했지만 아들은 끝까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 제가 안고 물에 들어가는 시도를 했습니다. 유진이는 소리를 지르며 물을 싫어했습니다. 참 어려운 시도였습니다. 제 수영 실력도 별로이긴 하지만 저와 아내가 수영하는 것을 밖에서 구경하게도 하였고 아주 어린 아이들이 물장난하는 깊이가 낮은 수영장에도 데리고 갔었습니다. 그러나 유진이는 물 자체를 싫어했고 두려워했습니다.

저는 아들을 위해 무엇보다 두려움이 사라지도록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지 물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4살 된 어린 여동생을 제가 안고 들어가 재미있게 노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동생 리사는 물속에서 자유스러웠고 즐거워했습니다. 유진이는 동생의 모습을 보고 자기 생각을 고쳐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 팔을 의지하고 물에 들어갔습니다. 첫 날은 얼마나 저를 힘껏 안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유진이는 점차 물을 적응해갔으며 수영도 배워 곧잘 수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수영장 사고 이후로 아들에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는데 그것은 심각한 아즈마를 갖게 되었습니다. 거의 12살이 될 때까지 항상 호주머니에 두 개의 흡입약을 가지고 다니며 숨쉬기가 곤란할 때는 기관지를 확장해 주는 약과 치료해 주는 약을 흡입하곤 했습니다. 때로는 호흡곤란으로 산소가 모자라 얼굴이 파래져 있었고 발육이 안 되어 다른 아이들에 비해 키도 아주 작았습니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저와 아내의 마음은 참으로 아팠습니다. 그런데 아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부모인 우리도 건강한 자식보다 연약한 자식에 대한 안타가운 마음이 이러한데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하실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감사한 것은 유진이가 운동을 좋아했고 다른 아이들 보다 오히려 더 빠르고 운동을 잘 했습니다. 유진이는 6학년 중학생이 되어 아주 독특한 체육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연락이 와 체육선생님을 만났는데 유진이에게 마라톤을 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를 죽일 생각이냐고 항의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은 자기를 믿고 따라달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아즈마 환자였는데 마라톤으로 극복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반 코스 마라톤을 하던 날, 달리는 도중에 산소량이 부족하여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을 보면서 저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아들을 치료해 달라고 부르짖었습니다. 그 날 유진이는 그 마라톤 코스를 완주했습니다. 맨 뒤에 결승점으로 들어오는 아들을 껴안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고통 중에도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후로 유진이는 테니스를 배웠고 계속해서 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 생겼습니다. 아즈마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후 유진이는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이 아주 건강하게 성장했습니다.

하나님은 정말 치료의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