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교지가 된 유럽

유럽이 심각한 선교지로 변하고 있다. 유럽이 선교지가 된 첫 번째 이유는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이주자가 급증하여 유럽이 다인종, 다언어, 다문화, 다종교화 된 대륙이 되었기 때문이다. 20세기의 식민지 지배 종식과 함께 식민지로부터 이주자들이 유럽의 여러 나라로 몰려들었고, 이들의 가족들이 계속 이주해 오고 있다. 또한 노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수많은 이주 근로자들과 유학생들이 모여들고 있다.

오늘날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주자가 전체 인구의 10퍼센트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중에는 복음의 자유로운 전파가 금지된 나라에서 온 타종교인들도 많다. 이들에게 보다 자유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유럽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전략과 노력이 필요하다.

유럽이 심각한 선교지로 변하고 있는 보다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기독교 대륙이라고 자처하던 유럽에서 수십 년 간 교회가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현재 세계에서 기독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유일한 대륙이다. 유럽의 개신교 출석교인은 평균 3퍼센트 정도이고, 복음주의자는 1퍼센트도 안 되는 나라가 유럽 47개국 중19개국이나 된다. 프랑스만 보더라도 60년 전에는 전체 인구의 96퍼센트가 천주교 미사에 참석했다. 그러나 지금은 6퍼센트만이 미사에 참석하며 개신교는 2퍼센트정도이고 복음주의자는 0.6퍼센트에 불과하다.

2010년 말에 출판된 7판에 따르면 유럽의 복음주의자 비율은 세계 최저이다. 북미 26.8%, 아프리카 17.7%, 남미 16.7%, 아시아 3.5%에 못미치는 2.5%에 불과하다. 그래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전속목사이며 브리스톨의 트리니티신학대학 학장인 조지 코부르 목사는 유럽을 “검은 대륙”이라고 부른다. 피부색이 검어서가 아니라 유럽 사람들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너무도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유럽 재복음화의 필요성과 전략’은 쇠퇴되어 가는 유럽교회의 현실에서 그 추세를 반전시켜 유럽교회를 성장시키며, 그 복음화의 열기로 유럽에 이주해 있는 수많은 타종교인들에게 복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현대선교운동이 시작된 이래 선교는 북에서 남으로, 서에서 동으로, 서구에서 세계로 (From the West to the Rest) 일방적으로 흘러왔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제2/3세계에서 교회가 성장하고 선교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이제는 선교의 방향이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즉 다방향적으로 흐르고 있다. 더구나 이제 영국과 유럽은 선교사를 보내는 선교국이 아니라 선교사를 받아야 되는 선교지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눈부신 교회 성장과 선교 성장을 이루어 온 한국교회가 유럽 재복음화를 위해 복음의 빚을 갚기 위해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다.

2. 유럽의 기독교 현황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은 종교개혁은 물론이고 경건주의와 대각성운동, 현대신학 연구의 발원지였다. 특히 윌리엄 캐리 이후 현대선교운동의 모체가 되어 다른 대륙으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 전진기지의 역할을 수행해 온 대륙이다. 그러나 선교학자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이 말한 대로 기독교는 지금 서구세계에 더 이상 아무런 매력을 주지 못하는 종교로 인식되고 있다. 오랫동안 세속화되어 온 유럽에서 교회는 생존을 염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어떤 사람들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몰락할 것이라고도 한다. 유럽교회가 거의 2천년 동안 기독교의 중심이었던 만큼 이러한 추세는 세계교회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 조사, 보고된 <유럽의 영적 추세(the European Spiritual Estimate)>에 의하면 유럽 인구의 72.2퍼센트가 문화적으로 기독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사람은 4.2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교회는 대부분 국교國敎이기에 신앙의 순수한 면보다는 사회적, 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계 1, 2차 대전 이후 찾아온 유럽사회의 급속한 세속화와 신학의 좌경화로 인하여 교인들이 수적으로 급격히 감소하였고, 교인의 노령화와 차세대 부재 현상으로 유럽 전역에서 많은 교회가 문을 닫고 있다. 한 독일 대학의 조사에 의하면 3만5000개 독일교회 중 3분의 1이 문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여기에 성직자수도 줄어 들고 있다. 스위스에는 사제가 없는 성당이 절반에 달한다. 성직자와 목회 지원자의 감소로 목회 지도력의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제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영국의 기독교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영국은 유럽의 대표적인 개신교 국가이므로 영국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유럽 기독교의 진단하고 한국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계속)

/정리=선교신문


☞최종상(Daniel Chae)선교사는‥

런던 근교에서 영국인 교회인 이스트버리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1997~2004)를 지냈으며 런던신학대학 객원교수를 역임, 현 동 대학 연구교수(1995~현재)로 재직 중이다. 오엠(OM)선교회 선교사로 로고스호 (1979~1984), 둘로스호 (1987~1988)에 승선하여 세계 90여 개 국에서 순회사역을 하고, 이후 둘로스 선교선 단장(2004~2009)으로 활약했다. 저서로 ‘Paul as Apostle to the Gentiles’(Paternoster Biblical Monographs, 1997)와 그 번역본 ‘이방인의 사도가 쓴 로마서’(아가페, 2003), 신앙간증을 담은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홍성사, 2007), 유럽 재복음화의 필요성과 전략을 담은 ‘”다시 건너와 우리를 도우라”’ (크리스천서적, 2010) 등이 있다. 최 선교사는 위 글에서 유럽 재복음화 전략으로 제시한 네가지 사역을 런던에서 준비하고 있다. 최종상 선교사 이메일 danieljscha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