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기총 사태 해결을 위해 만났던 길자연-이광선 목사 양측은, 오히려 이 사태의 심각성과 깊은 감정의 골만을 확인시켜주고 말았다.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불과 10분도 안 돼서 대화가 종결됐기 때문이다.
이날 만남은 지난 13일 길자연 목사와 이광선 목사가 조용기 목사와 김장환 목사 등 교계 원로들의 중재로 만난 자리에서 제안됐던 것이었기에, 교계에서는 극적 화해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어느 정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이번 대화 결렬은 사실 예상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측, 대화 통한 해결에 기대 자체를 하지 않은 상황
이번 대화가 결렬될 수밖에 없었던 첫번째 이유는 바로 인적 구성에 있다. 양측이 이번 대화를 통해 어떤 합의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면, 참석자들을 되도록 중립적이고 온건한 입장의 인물들로 구성했을 것이다. 그러나 길자연 목사측은 (이하 가나다 순) 이강평·이경원·임종수·황규철·홍재철 목사가, 이광선 목사측은 김창수·김화경·박현수·최귀수·최충하 목사가 각각 대화에 임했다.
길 목사측은 지난 회기 동안 이 목사측과 정관 개정과 선거 등의 과정에서 사사건건 대립해왔던 인물들이 중심이 됐고, 이 목사측은 전원이 현재 길 목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한기총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공동대책위원장들로 구성됐다. 이는 양측 모두 이번 대화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두번째는 이날 길자연 목사측이 일간지에 전면으로 게재한 길 목사 지지 광고가 이광선 목사측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 광고에는 비대위를 불법 모임으로 규정하고, 불법 모임에 가담하는 이들을 엄중하게 징계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성명서 아래 게재된 한기총 66개 교단 19개 단체 및 임원 명단에는, 반(反) 길자연 목사 정서를 가진 4개 교단과 2개 단체, 그리고 명예회장인 최성규 목사 등이 제외돼 있다.
세번째는 양측 모두 내놓을 만한 협상 카드도, 타협의 여지도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현재 길자연 목사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홍재철 목사가 상대측의 요구조건(길 목사의 퇴진)만을 확인한 채 바로 자리를 떠난 것 역시, 그같은 점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길 목사측 홍재철 목사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더 이상 사퇴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고, 이광선 목사측 역시 “이렇게 하시면 우리도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감리교 사태와 마찬가지로, 한기총 사태 역시 지리한 법적 공방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법적 공방 불가피… 핵심 쟁점과 그 진실은?
법적 공방의 핵심은 바로 지난 1월 20일 열린 한기총 제21회 정기총회의 정회와 속회에 있다. 당시 큰 문제 없이 정기총회가 진행되던 중 대표회장 인준 순서가 되자, 몇몇 총대들이 길자연 목사에게 선거법 위반사항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이것을 길 목사측 총대들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고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등 큰 소란이 일었다.
이에 이광선 목사는 더 이상 정상적인 회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정회를 선언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길 목사측은 이를 대표회장의 ‘유고’로 판단해 그에 대한 정관 규정에 따라 조경대 목사를 임시의장으로 세워 바로 총회를 속회했고, 이 목사측은 1주일 뒤인 1월 27일 총회를 속회해 길 목사에 대한 대표회장 인준을 거부하고 재선거를 진행하기로 했다.
리폼드뉴스(http://www.reformednews.co.kr/)는 이에 대해 “길자연 목사측이 주장한대로 임시의장을 내세워 대표회장을 인준한 결의가 합법적인 결의가 되려면 ‘이광선 목사가 선언한 정회가 불법이다’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며 “그러나 그 입증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그 이유로 길자연 목사가 소속돼 있는 예장 합동측의 헌법에 의하면 ‘회장은 매 사건에 결정을 공포할 것이요 특별한 일로 회의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는 회장이 비상 정회를 선언할 수 있다’라는 ‘회장의 직권’ 규정을 두고 있다(헌법, 정치 제19장 제2조)는 점을 들어 “비상시에는 회원들의 동의와 재청이 없이도 회장의 직권으로 정회를 선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폼드뉴스는 “그렇다면 이광선 목사측에서는 회의장의 소란으로 회의 질서 유지차원에서 비상정회를 선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입증할 것”이라며 당시 회원이 아닌 자가 의장석 앞에까지 나와 소란행위를 하고,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의장석에 등장한 총대들의 모습은 정상적인 회의가 불가능했음을 보여준 증거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리폼드뉴스는 “정회할 때 속회 일정을 고지하지 않았다면 정회선언은 무효가 되는가”라는 쟁점에 대해 “속회 일정을 고지하지 않고 이후에 특정 회원들에게만 공지하여 속회했다면 이는 불법이다. 그러나 속회 일정을 고지하지 않고 정회했을지라도 이후 공식적으로 속회일정을 공지라는 형식을 따랐다면 이는 불법이라 할 수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사는 이 법적 공방에서 법원이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느냐, 그리고 양측이 법원의 판단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로 모아진다. 양측이 판결에 순복하고 갈등을 마무리지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불복하거나 한기총이 두 갈래로 쪼개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어느 쪽이 됐든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한기총의 분열 사태가 세상 법정으로까지 갔다는 점은 교회사에 큰 부끄러움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날 만남은 지난 13일 길자연 목사와 이광선 목사가 조용기 목사와 김장환 목사 등 교계 원로들의 중재로 만난 자리에서 제안됐던 것이었기에, 교계에서는 극적 화해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어느 정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이번 대화 결렬은 사실 예상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측, 대화 통한 해결에 기대 자체를 하지 않은 상황
이번 대화가 결렬될 수밖에 없었던 첫번째 이유는 바로 인적 구성에 있다. 양측이 이번 대화를 통해 어떤 합의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면, 참석자들을 되도록 중립적이고 온건한 입장의 인물들로 구성했을 것이다. 그러나 길자연 목사측은 (이하 가나다 순) 이강평·이경원·임종수·황규철·홍재철 목사가, 이광선 목사측은 김창수·김화경·박현수·최귀수·최충하 목사가 각각 대화에 임했다.
길 목사측은 지난 회기 동안 이 목사측과 정관 개정과 선거 등의 과정에서 사사건건 대립해왔던 인물들이 중심이 됐고, 이 목사측은 전원이 현재 길 목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한기총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공동대책위원장들로 구성됐다. 이는 양측 모두 이번 대화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두번째는 이날 길자연 목사측이 일간지에 전면으로 게재한 길 목사 지지 광고가 이광선 목사측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 광고에는 비대위를 불법 모임으로 규정하고, 불법 모임에 가담하는 이들을 엄중하게 징계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성명서 아래 게재된 한기총 66개 교단 19개 단체 및 임원 명단에는, 반(反) 길자연 목사 정서를 가진 4개 교단과 2개 단체, 그리고 명예회장인 최성규 목사 등이 제외돼 있다.
세번째는 양측 모두 내놓을 만한 협상 카드도, 타협의 여지도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현재 길자연 목사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홍재철 목사가 상대측의 요구조건(길 목사의 퇴진)만을 확인한 채 바로 자리를 떠난 것 역시, 그같은 점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길 목사측 홍재철 목사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더 이상 사퇴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고, 이광선 목사측 역시 “이렇게 하시면 우리도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감리교 사태와 마찬가지로, 한기총 사태 역시 지리한 법적 공방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법적 공방 불가피… 핵심 쟁점과 그 진실은?
법적 공방의 핵심은 바로 지난 1월 20일 열린 한기총 제21회 정기총회의 정회와 속회에 있다. 당시 큰 문제 없이 정기총회가 진행되던 중 대표회장 인준 순서가 되자, 몇몇 총대들이 길자연 목사에게 선거법 위반사항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이것을 길 목사측 총대들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고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등 큰 소란이 일었다.
이에 이광선 목사는 더 이상 정상적인 회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정회를 선언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길 목사측은 이를 대표회장의 ‘유고’로 판단해 그에 대한 정관 규정에 따라 조경대 목사를 임시의장으로 세워 바로 총회를 속회했고, 이 목사측은 1주일 뒤인 1월 27일 총회를 속회해 길 목사에 대한 대표회장 인준을 거부하고 재선거를 진행하기로 했다.
리폼드뉴스(http://www.reformednews.co.kr/)는 이에 대해 “길자연 목사측이 주장한대로 임시의장을 내세워 대표회장을 인준한 결의가 합법적인 결의가 되려면 ‘이광선 목사가 선언한 정회가 불법이다’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며 “그러나 그 입증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그 이유로 길자연 목사가 소속돼 있는 예장 합동측의 헌법에 의하면 ‘회장은 매 사건에 결정을 공포할 것이요 특별한 일로 회의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는 회장이 비상 정회를 선언할 수 있다’라는 ‘회장의 직권’ 규정을 두고 있다(헌법, 정치 제19장 제2조)는 점을 들어 “비상시에는 회원들의 동의와 재청이 없이도 회장의 직권으로 정회를 선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폼드뉴스는 “그렇다면 이광선 목사측에서는 회의장의 소란으로 회의 질서 유지차원에서 비상정회를 선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입증할 것”이라며 당시 회원이 아닌 자가 의장석 앞에까지 나와 소란행위를 하고,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의장석에 등장한 총대들의 모습은 정상적인 회의가 불가능했음을 보여준 증거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리폼드뉴스는 “정회할 때 속회 일정을 고지하지 않았다면 정회선언은 무효가 되는가”라는 쟁점에 대해 “속회 일정을 고지하지 않고 이후에 특정 회원들에게만 공지하여 속회했다면 이는 불법이다. 그러나 속회 일정을 고지하지 않고 정회했을지라도 이후 공식적으로 속회일정을 공지라는 형식을 따랐다면 이는 불법이라 할 수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사는 이 법적 공방에서 법원이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느냐, 그리고 양측이 법원의 판단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로 모아진다. 양측이 판결에 순복하고 갈등을 마무리지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불복하거나 한기총이 두 갈래로 쪼개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어느 쪽이 됐든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한기총의 분열 사태가 세상 법정으로까지 갔다는 점은 교회사에 큰 부끄러움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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