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마리에타에 소재한 베다니장로교회(담임 최병호 목사)는 주일이면 4개의 인종이 예배를 드린다.

오전 9시 한인 1부 예배, 오전 9시 30분 백인 예배, 오전 11시 한인 2부 예배, 저녁 7시 라티노 예배와 브라질인 예배. 4개의 다른 인종이 한 교회건물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모습은 미국에서 낯선 것이 아니다. 자체교회건물이 없는 한인 혹은 라티노 기독교인들이 미국교회 건물을 빌려 예배를 드리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다니장로교회의 다른 점은 미국교회가 아닌 한인교회가 자신의 교회건물을 다른 인종들이 사용하도록 오픈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렌트비 하나 받지 않고 무료로. 거기에 일주일에 한번씩 한인교회 담임목사가 다른 인종 목회자들에게 목회노하우를 가르쳐 주기까지 하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잖아요. 하나님께서 교회건물을 주셨는데.. 흘려보내야죠”

최병호 목사는 이렇게 말했지만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다문화교회’에 대한 그의 확고한 생각 때문이다.

최 목사는 미국에서 한인교회가 한인에게만 국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람은 단일민족으로 살았기 때문에 한국사람 밖에 모릅니다. 하지만 미국은 다인종 국가입니다. 이런 미국에서 한인교회니까 한인만 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예수님이 한인만을 위해 이 땅에 오셨나요? 1차적으로 섬길 사람이 한인들이지 이들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는 “일부러 내 돈 드려 해외선교를 가는데 미국에는 그 선교대상들이 자기 돈 드려 옆집으로 이사와 살고 있습니다. 선교의 대박이죠. 교회는 그 한복판에 있습니다. 이런 다인종들에게 다가서는 다문화적인 교회는 성경적이고 마땅히 해야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갈대아 우르에 살다가 팔레스타인과 이집트로 갔던 아브라함, 히브리 사람이지만 이집트 교육과 문화를 배운 모세, 역시 이집트로 끌려가 밑바닥부터 경험한 요셉, 유대인이면서 로마시민권자였던 바울 등 다문화를 경험한 사람들이 하나님께 크게 쓰임받았다며 한인교회도 사역 대상을 다인종으로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다니장로교회는 그동안 한인입양아 및 한국전참전용사 초청, 지역 경찰*소방관 초청 저녁식사 대접 등의 행사를 통해 다른 인종들에게 다가섰다. 특히, 한인입양아 초청행사가 열리는 5월 첫째 주일에는 교회건물을 같이 사용하는 한인, 백인, 라티노, 브라질인 및 한인입양아 가족이 함께 다문화예배(아래 사진)를 드린다.

“그 때 스크린에는 영어, 한국어, 스페인어, 포루투갈어 찬양가사가 뜨고 참석자들은 각자의 언어로 찬양을 합니다.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죠. 다들 이 예배를 드릴 때 감격해합니다”

한인 1세 목사들이 영어가 부족해 다문화목회가 어려우면 2세 교역자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최 목사는 말했다.

“2세들은 미국사람인데도 타인종을 끌어들이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게 참 안타까와요. 그래서 2세들을 위한 설교만 하지 말고 타인종이 들어도 은혜받을 수 있는 설교를 하라며 계속 권면하고 있죠”

그는 20년이 지나면 한인교회는 2세들이 주축이 될 것이라며 2세교회를 든든히 세워 이들이 자기들끼리만이 아닌 다문화권을 포함할 수 있도록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인교회들이 다인종을 품는 다문화교회를 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필요한지 물었다.

“먼저 자기 교회를 건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축복을 나눠주는 것인데 먼저 건강해야죠. 자립된 교회들, 규모가 있는 교회들이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항상 더불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어떻게 할지 보입니다.”

“내가 땅을 사야겠다고 하면 땅만 보이고 집을 사야겠다고 하면 집만 보입니다. 다문화목회를 하겠다고 생각하며 길이 보입니다. 미국사람들이 우리한테 고립되어 ‘게토’(ghetto)로 살라고 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스스로 그러는거지요. 생각의 차이입니다”

기사제공=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