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지난 30년 간 숨죽여 온 이집트가 술렁이고 있다. 정치에 대한 질문을 하면 쉬쉬하던 분위기와는 완전 달라진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 적극 개인의 의사를 표명하는 이집트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또한 그동안 정권과 무슬림들을 의식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지난 며칠 간의 긴박하게 돌아갔던 이집트의 상황이 기독교인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직접적으로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을 예측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동지역에서 가장 큰 교회인 까스르 두베라 교회의 새미흐 모리스 목사는 지난 주일 설교에서 이집트 시민혁명을 통해 이집트 국민들은 자유, 담대함,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랑, 이웃과의 다리, 부패와의 전쟁 등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새미흐 목사는 하나님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분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까스르 두베라 교회는 따흐리르 광장에서 매일 예배를 드리고, 청소를 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까스르 두베라 교회 뿐 아니라 축구 코치를 하며, 스포츠 이벤트를 하는 기독교인 베헤르(40)는 20여명의 기독교인들과 함께 람세스 광장을 청소했으며, 다른 기독교인들은 헬리오폴리스, 헬완, 모카탐 지역을 청소하고 있다.

베헤르는 덧붙여 말하기를 “바웹(건물을 관리하는 사람들로서 이들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 중 하나이다)들은 시위 이후 수입이 단절되어서 당장 생계가 어려워졌다”며 “이들에게 건물 거주자들이 돈을 모아 생활비를 주어야 한다”고 주변 사람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러한 기독교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대응은 향후 기독교가 이집트에서 좋은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위가 계속되고 사회적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기도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베헤르의 집에서는 하루에 세 번 마을 기독교인들과 함께 이집트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을 갖고 있는데 이 모임에는 개신교인들과 콥틱 기독교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번의 기도시간은 몇 시간씩 계속될 정도로 기도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임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자발적으로 차와 간식을 준비하는 등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교회와 집에서 모여서 기도모임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국제선교단체의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는 모힙 엘 하그(50)가 지난 번 했던 말이 다시 생각이 난다. “이집트 교회는 지난 2000년간 핍박 가운데 있어 왔다. 그런데 핍박이 강하면 강할수록 교회는 위축되지 않고 성장해 왔다는 것이다. 핍박이 오면 교회는 모여 기도를 하고, 기도를 하면 하나님의 임재가 있고, 하나님의 임재가 있으면, 교회는 충만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핍박은 교회를 와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강하게 하는 것이다.”

치과의사였고 현재는 기독교인 영성 훈련 사역을 돕고 있는 기독교인 헤바 쏘까리(49)는 기도해야 할 포인트를 세 가지로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1. 분열과 다툼이 그치도록 기도해야 한다.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가 서로를 죽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것은 따흐리르 광장 뿐 아니라 이집트 전역에서 시위대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를 원하는 이집트인들 조차도 계속되는 생활의 불편과 무바라크 정부가 모든 개혁의 요구들을 수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시위대가 자진 해산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집트인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 여론의 분열은 일반 이집트인들 뿐 아니라 기독교인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페이스북을 통해서 서로 비난하는 등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국민들 사이의 분열과 다툼을 조장하는 영적인 세력을 막는 기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 보호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최근에도 알렉산드리아에서 총기를 들고 건물 관리인을 죽이고 가정집에 침입해서 약탈을 한 일이 일어난 점과 카이로의 많은 지역이 치안이 회복되지 않았음을 이야기하면서 보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물질적인 보호 뿐 아니라 신체적, 영적인 보호를 위해서도 기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3. 지혜를 구하는 기도가 필요하다.

무바라크 정권과 야권, 시위대, 일반 국민들 모두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시위가 시작되면서 혼돈이 가중되었고, 조그만한 불편에도 정부를 비판하고 남을 비판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혼돈 가운데 있다. 이집트인 전체에게 지혜가 필요하고, 특히 지금의 상황을 주도하는 정부와 시위대의 지도자들에게 더축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과 기도가 이집트 땅 가운데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리라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