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 각 교단 총회가 예정된 9월의 첫날, 예장 합동(총회장 서정배 목사) 총회는 WCC대책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전의를 다졌다.

1일 오전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결의대회에는 합동 WCC대책위원회 관계자와 목회자, 각 교단 관계자 등 2백여명이 참석했다.

서기행 목사 “신신학·다원주의·자유주의 저지해야”
정일웅 총장 “WCC, 다원주의·혼합주의·주객전도”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대웅 기자
증경총회장이자 교단 내 WCC 대책위원장인 서기행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WCC 제10차 회의를 오는 2013년 10월에 부산으로 유치하는 NCCK(기장 기감 통합 성공회)는 극소수 교단이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양 기독교 올림픽을 유치한 것이라고 자랑하는데, 성경을 지키고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를 믿으며 구원은 오직 예수님만을 믿고 복음전파와 선교와 기도에 전념하는 한국교회 모든 보수교단이라면 WCC 부산 유치를 적극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목사는 “故 박형룡 박사님께서 WCC는 자유주의 신학의 광장이라고 하셨다”며 “WCC는 초혼제 및 종교다원주의, 인본주의 등이 보수신학 신본주의를 추방하는 운동이자 참복음운동의 독이요 선교운동을 무력화하는 것이요 나아가서 보수신학을 신신학으로 변조하는 운동”이라고 성토했다.

서 목사는 “본 교단에서는 2013년 WCC 제10차 총회 부산 유치시까지 WCC대책위원을 범교단적으로 확장해서 최선을 다해 신신학운동과 자유주의 운동, 종교다원주의 운동을 저지해야 한다”며 “다만 물리적이고 집단적인 반대를 못하는 이유는 하나님께 영광을 가리는 일로 비춰질까 함이요, 세상 사람들에게 기독교 분쟁으로 잘못 인식될까 염려함이고, 우리는 보수신앙을 더 확실히 곤고케 하고 기도운동과 선교, 전도와 교회부흥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예배에서는 서정배 총회장 사회로 정일웅 총신대 총장이 설교했다. ‘성령의 하나되게 하심(엡 4:1-6)’을 제목으로 정 총장은 “과거 김재준-박형룡 성경관 논쟁이나 지난 1959년 WCC 탈퇴 등은 장로교회 분리를 가속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진리 위에 바로 서려는 교회의 몸부림이자 성령 안에서 하나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며 “이제 2013년 WCC 총회 개최를 앞두고 보수 개혁주의 교회는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고, 이를 예의주시하며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력을 대비하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정일웅 총장이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정 총장은 “다만 WCC가 태동하게 된 3가지 동기는 외면할 수 없고, 보수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당면과제”라며 “복음 선교나 사회 선교에서는 힘을 합쳐야 각종 상황을 잘 대처하고 발전할 수 있고, 신학적으로도 다양한 신학적 물음에 표준적이고 성경적이며 무엇보다 통일된 대답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정 총장은 WCC에 대해 “그들의 신학적 태도와 목적, 지향점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확무오한 진리로서의 성경을 거부한 채 하나의 신화로 치부하고 △종교다원주의를 지향하면서 기독교의 가치를 상대화시키며 △유일한 중보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고 △성령 사역을 다른 종교의 영적 현상과 동일시하는 혼합주의를 견지하며 △복음 전도보다 사회 선교를 중요시하는 등 둘 사이의 균형을 깨뜨린 채 주객전도를 일으키고 △삼위일체론과 기독론, 구원론 등이 전혀 다른 근본 교리의 변질이 일어났다는 등이다.

특히 “한국교회에서 NCCK는 소수에 불과한데도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차제에 한국교회 보수 개혁주의 연합이 새로이 태동됐으면 좋겠고, 이 연합체가 한기총과도 연대해 성도들이 이같은 사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권 목사 “처음부터 성경 벗어난 집단… 어떻게 용납하나”

설교 이후에는 ‘한국교회의 보수신앙 확산을 위해(서상식 기하성 증경총회장)’, ‘예장합동 교단의 보수신앙 파수 및 전파의 사명감당을 위해(박정하 장로부총회장)’ 각각 합심 기도했다.

격려사와 축사에 나선 지도자들도 강한 어조로 WCC 총회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격려사에는 김동권 목사(증경총회장, WCC대책위원회 부위원장)와 정규남 총장(광신대)이, 축사에는 타 교단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이만신 목사(증경총회장, 한기총 명예회장)와 한국기독교침례회 지덕 목사(증경총회장, 한기총 명예회장), 예장합신 임석영 총회장 등이 나섰다.

김동권 목사는 “신구약 성경을 일점 일획도 가감할 수 없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구세주라고 믿는 교회라면 WCC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이 문제는 단순한 견해 차이나 감정 싸움이 아닌, 처음부터 성경에서 벗어난 채 새로운 신앙고백을 만드는 집단을 용납할 수 없다는 신학적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규남 총장은 “오늘 모임을 오면서 1700년 전 교회사적인 첫 모임이었던 니케아 회의가 떠올랐다”며 “저는 광주에서 KTX를 타고 편안하게 올라왔지만, 당시 3백명의 감독들은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마차를 타거나 걸어서 힘겹게 올라오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숙연해진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총력을 다해 WCC를 대처해야 하고, 이를 위해 교단이 응집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석영 목사 “시들어진 사회단체일 뿐… 영양제 놓지말자”

▲이만신 목사가 성경을 들어보이며 “WCC는 성경의 정확무오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만신 목사는 “처음에 WCC는 다원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NCCK가 참여한 ‘생명의 강 공동기도문’을 보고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며 “합동 교단의 신학에 찬성하고 동조한다”며 “이처럼 우리도 사도신경적인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우리 교단에서도 WCC 문제로 예성과 갈라졌는데, 지금도 NCCK에 복귀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제가 앞장서서 반대하고 있는데, 그 분들은 ‘이만신 목사가 빨리 죽어야 복귀할 수 있겠다’고 말하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덕 목사는 “35년 전 총회장으로 일하면서 늘 합동과 통합을 앞세워 연합사업을 했다”며 “합동 교단이 좀더 하나돼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이 모여서 이런 대회를 개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석영 총회장은 “우리 교단은 이미 헌법에서 WCC를 예로 들며 확고한 반대를 천명하고 있다”며 “WCC 총회를 계기로 이곳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은 이미 ‘총회에서 한국교회를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며 자신들의 혼합주의 및 각종 사상을 인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임 총회장은 “9회나 총회를 개최한 WCC가 변화를 택할 가능성은 없다”며 “사실 이곳은 교회 연합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회 단체일 뿐”이라며 한국교회의 ‘무대응’이 상책이라고 주장했다.

임 총회장은 “그런 의미에서 WCC 총회는 이미 협의체로서의 자격이 없고 기금도 부족하기 때문에 이슈화를 해서는 안 된다”며 “시들어진 WCC에 한국교회가 왜 영양제를 놓아주는가”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WCC 문제는 사실 논쟁거리도 안 되는 ‘진리와 비진리의 문제’”라며 “성도들에게 WCC의 실체를 바로 알려야 하고, 사회단체일 뿐인 WCC 총회가 열린다 해도 ‘한국교회’라는 이름이나 말을 아예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치우 총무가 결의문을 낭독했으며, 신신묵 목사(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의 축도로 예배가 마무리됐다.

예장합동 총회교육개발원은 이날 ‘총회 정체성 확립 시리즈’ 첫번째판으로 총회신학부가 편저한 소책자를 배포했다.

합동 총회가 개최했던 지난 제1회 한국 개혁주의 신학대회 내용을 토대로 한 이 소책자는 ‘WCC 신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권성수 박사)’, ‘세계교회협의회의 신학변천 개관(서철원 박사)’, ‘WCC 에큐메니칼 신학비판(문병호 박사)’, ‘개혁주의 역사신학과 WCC(심창섭 박사)’, ‘평신도용 WCC 비판교육을 위한 목회적 방안(정준모 박사)’ 등의 글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