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06-06-09 11:27




북한인권단체들 광화문서 손정남 씨 구명 촛불기도회

▲북한인권단체들이 8일 광화문에서 손정남 씨 구명을 위한 촛불기도회를 갖고 있다. ⓒ송경호 기자
23개 북한인권단체들이 북한에서 공개처형을 당할 위기에 처한 손정남 씨를 구명하기 위해 촛불을 치켜들었다. 기독교사회책임, 기독북한인연합,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은 8일 광화문 앞 광장에서 촛불기도회를 열고, 북한측에 손정남 씨의 형을 연기할 것과 죄목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손정남 씨는 지난 2004년 5월 이미 탈북해 남한에 살고 있는 동생 손정훈 씨를 중국에서 만나 북한의 비참한 현실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민족의 반역자’란 죄목을 받고, 공개 처형자로 지명됐다. 지난 1월에 체포된 손정남 씨는 현재 평양시 국가안전보위부 지하 감방에 수감돼 있으며, 무차별적인 고문으로 죽기 직전의 폐인이 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처형지명자 손정남 씨 구명을 기원하는 북한인권단체 일동’은 이날 “우리는 우리가 딛고 사는 이땅 한반도 위에 세계 앞에 부끄러운 일들이 일어남을 같은 민족으로서 회개하며, 손정남 씨와 같은 인권유린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며 오늘 촛불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손정남 씨의 생사가 확인되고 그에게 국제인권법에 따르는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기도하겠다”며 국제단체들과 연대를 통해 손정남 씨 구명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국내 인권단체들로부터 시작된 손 씨 구명 노력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처형지명자 손정남 씨 구명을 기원하는 북한인권단체 일동’은 지난 4월 처음 손정남 씨의 처형지명 소식을 접한 후 3차례 통일부 앞 기도회 및 방문과, 2차례 국가인권위 방문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들의 활동에 영향을 받은 국가인권위도 손 씨 사건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국제적으로는 영국에서 북한대사관 앞 항의 시위가 일어났으며, UN 인권전문가들이 북한에 항의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UN 인권전문가들에게 보낸 회신에서 “(손정남 씨 구명운동이) 날조되는 정보를 퍼트리려는 악의적 목적에 충실한 음모의 산물이며 인권을 구실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와 사회제도를 훼손하고 분열, 전복하려는 적대세력의 의도를 따르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등 아직까지 비협조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