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06-04-29 10:02




동생 손 씨, 국가인권위에 진정서 제출해... 국제단체들도 관심

▲동생 손정훈 씨가 형 손정남 씨의 공개처형을 중단하라고 북한 당국에 요구했다. ⓒ 송경호 기자
“한국정부는 공개처형될 손정남 씨 구명에 적극 나서라!”

기독교사회책임 등 25개 시민단체들은 28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정문 앞에서 “공개처형이 지명된 손정남 씨를 구명해 달라”며 피켓 시위를 벌인 뒤, 손정남 씨의 동생 손정훈 씨의 명의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제출한 진정서에서 손정훈 씨(42)는 “형님(손정남 씨)은 동생을 만났다는 이유로,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사형이라는 극형을 받게 됐다”면서 “한 사람의 삶의 권리, 신앙의 권리를 짓밟은 북한 정권의 야만성과 반인륜성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5월 북한 주민인 손정남 씨는 이미 탈북해 남한에 살고 있는 동생 손정훈 씨를 중국에서 만나 북한의 비참한 현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민족의 반역자’란 죄목을 받고, 공개 처형자로 지명됐다. 손정훈 씨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손정남 씨를 4월 중 공개처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을 북한 내에 지인들로부터 알게 된 손정훈 씨는 수감된 손정남 씨를 구출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미 처형하기로 결정됐기 때문에 달리 손 쓸 길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1월에 체포된 손정남 씨는 현재 평양시 국가안전보위부 지하 감방에 수감돼 있으며, 무차별적인 고문으로 죽기 직전의 폐인이 된 상태.

손정남 씨는 특히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오가며 남한 선교사들을 만나 기독교에 입문하게 됐고, 북한 내에서도 지하교회 등에서 활동하며 신앙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손정훈 씨는 이날 피켓 시위에서 “손정남 씨가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공개처형을 선고 받았다”면서 “북한의 종교 자유는 거짓”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인 ‘세계기독연대’(CSW) 역시 최근 손정남 씨에 대한 공개처형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북한주민의 구명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북한당국이 손정남 씨의 공개처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기독연대 엘리자베스 바사 국제담당변호사는 “손정남 씨의 안전에 대해 영국정부, 영국의회, 영국언론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