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교계가 최근 잇따른 교회 피습 사태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해결될 수 있도록 세계 교인들의 기도를 요청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 해 12월 31일 수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이 무슬림이 아니라도 ‘신(God)’을 뜻하는 일반명사로서 ‘알라(Allah)’란 고유명사를 사용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이래로, 일부 무슬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쿠알라룸푸르를 비롯한 인근 지역 교회들이 현재까지 총 11곳 가량 공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고등법원의 판결로 인한 종교 간 갈등이 우려된다며 즉시 항소를 제기해 판결 효력이 일시 정지된 상태지만, 대다수 무슬림 사회는 분노를 쉽사리 거두지 않고 있으며, 그 불똥이 교회로 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교회측 변호를 맡은 변호사의 사무실에 괴한이 잠입해 중요한 서류를 훔쳐가는 사건도 발생하는 등, 사회적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교회들은 오순절파, 복음주의, 성공회, 가톨릭, 루터교 등 다양한 교단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복음주의교인협의회(NECF)는 최근 세계복음연맹(WEA)에 현지 교회의 상황을 알리며, 세계의 교인들이 말레이시아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NECF는 단순히 사태가 조속히 진정되는 것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풀려서 교회가 더 크게 부흥하고 연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NECF는 말레이시아 교인들이 최근 교회에 위협적인 분위기들을 체감하면서도,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스리신다는 믿음 아래에 평안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또 교회에 적대적인 무슬림들에 대해서도 “사랑과 용서의 마음을 갖고 반응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번 사태로 오히려 갈라져 있던 말레이시아 교회들이 더 연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NECF는 “말레이시아 교회들이 더 지혜와 힘을 모아 이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우리가 더욱 영적으로 성장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게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이번 판결에 반발하고 있는 무슬림들은 ‘알라’란 호칭을 타 종교인, 특히 기독교인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선교할 때 ‘알라’를 ‘하나님’의 동의어로 사용함으로써 무슬림들을 오해케 할 수 있다고 경계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슬람은 기독교인 포교에 나설 때 ‘알라’는 ‘하나님’과 같다고 설명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