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가 북한 선교에 나서야 합니다. 통일이 된 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면 늦습니다."

세계 곳곳 한인 선교사가 없는 곳을 오히려 찾기 힘들 정도로 한국 기독교의 선교에 대한 열의는 뜨겁지만 한 나라에 대한 선교에 있어서는 '해야한다', '지금은 안된다'의견이 엇갈린다. 대한민국과 맞닿아 있는 나라, 한 핏줄을 나눈 형제 자매가 살아있는 그곳, 바로 북한이다.

김명환 선교사는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이단때문이다. 통일교는 이미 호텔, 자동차 회사 등을 통해 통일 이후 포교를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은 물론 미주 한인 교계를 침투해 활동하고 있는 신천지는 생활비를 지급하면서 북한 주민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등 이미 현지인들을 포섭한 지 오래다.

김 선교사는 "통일 후 교회를 세우고자 많은 한국 교회들이 헌금을 모아놓는 등 준비하고는 있지만, 지금 현장에 나서지 않으면 이단이나 타종교에 빼앗긴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 상황에 비추어 "2-3년 내로 북한 체제가 붕괴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한국 기독교가 북한 선교에 관심을 갖고 직접 행동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중국 내 인신매매된 탈북 여성들을 구출하고 있는 318파트너스가 1주년을 기념해 김명환 선교사를 초청, 8월 1일 오후 7시 은혜동산교회에서 북한선교포럼을 가졌다. '지하교회 실상 및 북한 선교의 방향'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62명이 참석해 장소를 가득 메웠다. 참가자들은 포럼이 진행되는 동안 자리를 뜰 줄 몰랐으며 사역자들이 복음으로 훈련받아 북한 복음화의 일꾼이 되도록, 현지 사역과 사역자들을 위해 뜨겁게 기도하기도 했다.

한선총연 소속으로 10년 째 북한 선교를 하고 있는 김명환 선교사는 최근 촬영한 북한, 북한 내 기독교인들의 모습 등 다양한 사진 자료 및 동영상과 함께 포럼을 진행했다.

북한 지하교회의 여부에 대해 많은 이들은 궁금증을 갖고 있다. 현재 북한에는 정식 승인 교회, 어용 교회, 지하 교회등 세가지 유형의 교회가 존재한다. 정식 승인 교회는 봉수교회, 칠골교회, 장춘천주교회, 그리스정교도교회이며 어용 교회는 보위부 사업 교회다.

김 선교사는 포럼을 통해 지하교회가 예배 드리는 동영상을 직접 선보이며 "지하교회를 통해 북한을 선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기독교를 공개적으로 전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독교와 관련된 이야기만 해도 공개처형을 시킬만큼 철저하게 탄압하기 때문이다. 정식 승인 교회와 보위부 사업 교회는 전시용일 뿐이다. 북한에 제대로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것은 지하 교회 뿐이다.

지난해부터 318파트너스 선교회(대표 스티브 김 선교사)와 함께 북한에 지하교회를 구축하고 있다. 김 선교사와 318파트너스 선교회가 구축하는 지하교회는 교인들의 신앙 뿐 아니라 직업 교육도 시키고 있다. 현지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에 도달한 북한 내에서는 복음과 함께 일용할 양식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명환 선교사와 스티브 김 선교사는 북한 지하 교회 사역과 사역자들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김명환 선교사는 북한 곳곳에서 형성된 장마당 사진 등을 통해 실상에 대해 알리는 한편 지독한 탄압 가운데서도 퍼져나가는 복음의 소식을 전했다. 그는 "성경책을 직접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MP3, MP4, MP5 등 최신 기술을 통해 성경, 찬송가, 복음성가, 설교, 기독교 영화 등을 보내는 현지 소식에 대해 설명했다. 김 선교사는 "내륙을 통해 건너간 성경책은 강 바닥에 쌓인 지 오래"라며 "국경을 통과시키기 위해 운반하는 사람이 돈을 써야 하는데, 목숨을 걸 만큼 위험하고 오히려 돈을 내면서 운반해야 하는 성경책을 누가 갖고가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MP4, MP5의 경우는 영화, 드라마 등으로 위장시키면 제재가 덜하며 나중에 성경이 내장된 메모리 칩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얼마든지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다. 또한 2G 메모리 칩의 경우 성경 뿐 아니라 찬송가, 설교 수십편이 실려, 보다 많은 내용을 전할 수 있다.

그는 "성경책을 보낼 바에는 라디오를 보내는 것이 낫다."며 "선교하는 주체의 입장에서 선교하지 말고 현장에서 필요한 방법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교사는 "외부 식량 원조의 95%는 고위부와 군대로 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NGO면 몰라도 북한에 식량을 보내는 교회, 교회 관련 기관이 무조건 원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북한 주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안으로 "원조 식량의 70-80%는 종전과 같은 방법으로 보내고 20-30%를 주민들에게 파편처럼 뿌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아랍권 등 세계 곳곳에 복음을 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한민족 복음화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특정한 사람, 특정한 교회만 선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인이면 북한을 위해 누구나 선교해야 합니다. 직접 나서기 힘듭니까? 그렇다면 기도로 시작하십시오. 기도로 시작하셨습니까? 사역을 위해 물질을 보내주십시오."

포럼은 3시간 여 동안 진행됐다. 김 선교사는 12일 뉴욕장로교회, 14일 뉴저지아콜라감리교회에서 북한 선교에 대해 집회를 가지며 17일 사역지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