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의 전통 있는 중형교회인 뉴욕은혜교회가 말씀의 기초를 다시 세우고, 제자훈련과 가정교회를 통해 계속 확장해 가고 있다. 2016년 9월 부임해 담임 10년차를 맞은 이상훈 목사는 지난 10년 동안 외형적 성장 위에 머물렀던 교회 안에 복음 중심, 말씀 중심, 삶으로 이어지는 신앙의 기초를 다시 놓는 일에 힘을 기울여 왔다. 본지는 이상훈 목사를 만나 교회가 걸어온 변화의 과정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들었다.
제자훈련과 가정교회가 만든 새 활력
은혜교회에서 현재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는 점은 전통적인 교회 운영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제자훈련과 가정교회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데 있다. 이 목사는 제자훈련을 단지 한 차례 받고 끝나는 교육으로 보지 않았다. 임직자 교육과 새가족 교육에 먼저 적용하고, 1대1 방식으로 각 성도의 간증과 신앙 이력을 점검하며 복음의 확신을 다시 세우는 도구로 활용했다. 이어 이를 가정교회로 연결해, 예배와 삶의 나눔, 전도와 선교가 실제 공동체 안에서 계속 순환되도록 했다.
특히 이 가정교회는 설교를 다시 가르치는 자리가 아니라, 말씀을 어떻게 적용하고 살아왔는지를 나누는 자리가 되도록 했다. 목장별 인원은 실제 모임 기준으로 10명을 넘지 않도록 구성했고,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면서 설교 요약을 함께 읽은 뒤 각자의 삶의 적용과 실패, 회복, 기도제목을 나누도록 했다. 교회 안에서만 드리던 예배가 가정으로 이어지면서, 소극적이던 성도들이 간증과 삶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이 목사는 “소그룹이 모였을 때는 말씀을 전달하는 것보다 그 말씀을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나눌 때 더욱 그 의미가 커진다”며 “가정이 열리면 같은 식구라는 개념이 더 강해지고, 영적인 가족으로 삶을 나누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말씀의 토대를 다시 놓은 뒤 제자훈련 도입
이 변화는 이 목사 부임 직후 오후예배를 성경공부로 바꾸는 데서 시작됐다. 그는 당시 은혜교회가 전통 있고 이미 성장한 중형교회였지만, 성도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었고, 그 변화의 출발은 “한 영혼”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설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오후예배를 말씀 공부의 자리로 전환했고, 코로나 이전까지 거의 매주 성경공부를 이어가며 신구약과 QT를 함께 다뤘다. 이 목사는 “한 영혼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한 영혼을 그리스도에게로’라는 표어를 붙들었다”며 “오후예배를 성경공부로 바꾸고 말씀을 기초로 한 교회로 세워지도록 힘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5년 동안 성경공부와 설교를 꾸준히 이어갔음에도, 그것만으로는 성도들의 실제 변화가 충분히 일어나지 않는다는 한계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시기에도 새벽기도회와 성경공부를 영상으로 중단 없이 이어갔지만, 말씀의 축적이 삶의 변화로 자동 연결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 접한 것이 풀러에서 배운 제자훈련이었다. 그는 먼저 자신이 6개월 동안 멘토와 함께 제자훈련 3단계를 삶으로 경험했고, 이후 임직자 교육부터 1대1로 적용해 갔다. 이 목사는 “말씀 공부와 설교는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변화가 쉽지 않았다”며 “제자훈련을 통해 다시 복음을 제시하고, 삶으로 말씀을 살아내도록 했을 때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복음이 들어가고 구원의 기쁨이 살아나면서 형식적인 신앙이 아니라 삶 속에서 주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경험하며 사람들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통교회의 장점 살리고, 약한 부분 보강

이 목사는 은혜교회가 전통있는 교회로서 갖는 강좀도 중요하다고 봤다. 외형적으로도 이미 많이 성장해 있었고, 선교회 조직이나 남성·여성 선교회가 사역과 선교를 감당하는 구조도 탄탄했다. 다만 복음 중심, 말씀 중심, 주님과 동행하는 삶과 같은 내적·영적 토대는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강점은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말씀 공부와 제자훈련으로 채워 가는 방식으로 10년을 걸어왔다.
가정교회 도입 과정에서도 그는 기존 토양을 무시하지 않았다. 전통교회 안에 새로운 시스템을 접목할 때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옛 구역장을 목자로 전환하고 시무장로와 은퇴장로를 중심으로 핵심그룹을 세웠다. 또 제자훈련 내용을 1년 설교 주제로 먼저 풀어내며 성도들이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밑작업을 했다. 이 목사는 “전통교회에 이 시스템을 합치려 하니 부딪히는 게 많았다”며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임직자 교육, 새가족 교육, 설교를 통해 계속 밑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리더들을 그대로 코어 리더로 세우고, 전통적인 직책인 교구장을 목장 목자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한 영혼과 초대교회, 목회철학의 두 핵심
이 목사의 목회철학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한 영혼’과 ‘초대교회적 공동체’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눈에 보이는 큰 부흥과 대형교회를 꿈꾸기도 했지만, 목회를 하며 결국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또 삶을 나누고, 진실된 공동체의 모습을 통해 믿지 않는 이들이 주님께 돌아오는 초대교회 같은 교회를 오래 꿈꿔 왔다고 했다. 이 목사는 “한 영혼을 어떻게 주님께로 인도하고 성장시켜 하나님의 자녀로 세울 것인가가 가장 기초적인 목회의 비전이 됐다”며 “초대교회처럼 가정 안에서 양육과 교제, 나눔과 전도, 선교가 함께 일어나는 교회를 꿈꿔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비전이 제자훈련과 가정교회를 만나면서 더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가정 안에서 양육과 교제, 전도와 선교가 함께 이뤄지고, 믿음의 선배가 후배에게 삶으로 복음을 전수하는 구조가 자신이 꿈꾸던 교회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 목사는 “눈에 보이는 성장보다 가정교회가 잘 성장해서 복음의 전수가 계속 일어나는 것이 교회의 목적이 됐다”며 “은혜교회의 목적은 하나님의 복음을 살아내고 그것을 전수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예배와 선교, 돌봄도 함께 다시 세워

이 목사의 10년은 제자훈련과 가정교회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그는 부임 후 찬양팀을 다시 세우며 살아 있는 예배 회복에도 힘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는 “찬양이 살아 있고 말씀이 살아 있는, 예배의 감격이 있는 교회를 세우고 싶었다”며 “설교는 결국 하나님 말씀을 전달하는 일이기 때문에 성경 안에서 성경을 풀어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선교와 다음세대도 든든하게 했다. 그는 뉴저지 한소망교회 부목사로 섬기던 시절 선교를 위해 중남미를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은혜교회가 이미 갖고 있던 학생 중심 선교의 전통을 더 살리도록 노력했다. 특히 니카라과 선교는 다음세대가 직접 선교현장에 나가 어릴 때부터 복음을 전하면서 선교를 삶으로 접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 이후 잠시 축소됐던 VBS와 썸머스쿨도 다시 회복과 확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역 아이들에게도 문을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확인한 것도 있었다. 그는 그 시간에 은혜교회 성도들의 사랑과 중보기도가 더욱 또렷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예배 전에 모이는 중보기도회에 예상 외에 많은 성도가 꾸준히 모였고, 이런 흐름 가운데 어려운 성도와 장기 환자를 실제적으로 돌보는 문화도 더 단단해졌다. 이 목사는 “새로운 사람이 왔을 때 이 교회에서 정착하고 함께 신앙생활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요즘은 선교회와 목장, 직분자들이 함께 새신자를 챙기고, 어려운 지체를 먼저 찾아가는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 때는 아픈 사람이 있으면 집 밖에 음식이 쌓일 정도로 성도들이 돌봤고, 그 시간을 지나며 교회 안의 사랑을 더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은혜교회의 지난 10년은 전통 있는 중형교회가 말씀의 기초를 다시 세우고, 제자훈련으로 복음의 확신을 삶으로 연결하며, 가정교회로 그 구조를 확장해 가는 시간이었다. 한 영혼을 품고, 복음을 삶으로 실천하며, 이를 공동체 안에서 다시 전수하는 교회를 세워 가는 과정이었다. 이상훈 목사가 붙들어 온 이 변화의 방향은 지난 10년 동안 뉴욕은혜교회의 체질을 조금씩 바꿔 왔고, 그 선한 영향력이 지역으로 확대돼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