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우리들의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입니다. 아버지는 말과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가슴에 간직하고, 가족 구성원들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용기와 굳은 의지를 가지고 사는 존재입니다.

휘청거리는 세월의 발길이 외롭고, 어깨 위에 얹혀 있는 삶의 무게로 등이 굽어 힘겹고, 지나온 발자국을 뒤 돌아보면 어딘지 모르게 아쉽고, 이유 없는 허전함이 몰려와 누군가를 향한 불만을 그치지 못하기도 하지만, 그저 자식들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뻐하고 행복해하며 잠든 자식의 곁에서 흐뭇하게 미소를 머금는 아버지.

지고지순의 아름다운 사랑을 간직하고 아내와 자식들과 가정과 사회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사는 아버지는 때로 메마른 가슴을 적시며 평평 눈물을 쏟아 향기로운 사랑의 냄새를 쏟아내기도 합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된 우리들에게도 이런 따듯한 마음과 사랑의 향기가 가득히 담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식과 가정을 향하여 쏟아 붓는 지극한 사랑이 자신도 모르게 한없이 깊어지고, 가정의 행복을 위해 빗발치듯 날아드는 세상의 도전을 뚫고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가 태산같이 솟아나고, 입에 담지 못할 모멸, 수치, 고독, 모진 한파를 오직 뜨거운 자식사랑으로 가슴속 깊이 삭히고 감내하면서 가정의 행복을 지키던 아버지.

그러나 건장하던 육체는 점점 쇠약해져 힘을 잃고, 목소리는 점점 숨죽이는 신세가 되어가고,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는 더욱 소원해져 가면서 뒷방으로 밀려나 한적한 벤치에 앉아 흘러가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면서 긴 한숨을 내쉬고, 지난 공적들을 스쳐가는 상념 속에 헤아리며 먼 산 바라보듯 세월의 무상을 탓하는 백발이 성성한 아버지.

이런 아버지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도록, 향기로운 사랑의 향기를 전하고 마음의 쉼터가 되는 자녀들이 되기를 다짐해 봅니다.

자녀들이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고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펼치면 따뜻한 정의 훈기가 아버지를 행복하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또 다시 자식들로 인해 잃었던 기쁨을 되찾고, 지나온 자신의 생에 만족과 행복을 느끼며 다가올 만종을 준비하면서 다시금 새로운 역사기록을 위해 용기를 되찾을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시여!
그대들의 자녀들과 가정과 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걸어온 위대한 발 자취에 힘찬 박수를 보내며 그대들의 뒤를 기쁨으로 용기를 가지고 기꺼이 따르기를 원합니다. 이후로도 기쁨과 사랑과 용기와 행복을 간직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과 회복의 사랑으로 가득 찬 삶을 사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