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독서회 200회 기념모임이 지난 7일 개최됐다. 지난 8년 간 격주 토요일 아침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모임을 이어온 상수리독서회는 미주 지역에서도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가져온 모임이다. 독서회는 경제, 역사서적을 비롯 자서전, 세계의 인물, 수필, 시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선정해 토론하는 모임을 가져왔다. 초대 이종혁 회장의 뒤를 이어 현재까지 회장을 맡아 독서회를 인도하고 있는 윤무수 회장을 만났다.

Q: 먼저 상수리독서회 200회를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지속된 독서회는 미주에서도 유일하다고 들었는 데 비결이 있으시다면요?

A: 감사합니다. 별다른 비결이라기보다 책을 읽는 목적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사랑해서 책을 읽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처음 목적 그대로 8년을 이어온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할까요. 한국 사람들은 한 모임이 잘되면 다른 것들을 만들어 보려고 하지만 저희는 목적 한가지에만 충실했습니다.

Q: 지난 8년 동안 정말 한번도 빠지지 않고 독서모임이 이어졌나요?

A: 지난 8년 간 공휴일, 정초, 크리스마스 때 조차 모임을 거르지 않고 계속했습니다. 정말 급하게 한국에 가는 일로 두 어번 제가 빠진 적은 있습니다만 꼭 저를 대체하여 인도할 분을 세우고 떠났지요. 200회 모임에 오기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온 것은 제가 생각해도 대단한 일이었던 것 같고 뿌듯하기까지 합니다. 모임 때문에 휴가 한번 제대로 떠나지 못한다고 아내의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요.(웃음)

Q: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독서회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A: 독서회가 없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책만 읽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폭넓은 서적을 접하기도 쉽지 않거든요. 그러나 독서회에서는 스스로 돈 주고 책방에 가서 사지는 않는 자신과 다른 취향의 책을 폭넓게 접하고 읽은 소감을 나눌 수 있어서 다양한 사고가 트인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Q: 현재 모임에 참석하시는 분들의 열정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현재 회원들은 산호세, 훼어필드, 샌프란시스코 등 다양한 곳에서 참석합니다. 오전 7시 30분에 시작하는 모임 탓에 여성 분들의 경우, 적어도 새벽 5시에는 일어나 준비하고 와야 하는 수고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꼬박 꼬박 놓치지 않고 모임에 나오시는 분들의 열정이 너무 대단합니다.

그런 열심을 눈으로 직접 보니까, 인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해 와야 겠다는 생각을 더욱 하게 되더라고요. 적어도 2번 이상은 읽어옵니다. 회원들의 열성에 대한 예의라고 할까요.

Q: 상수리독서회를 이끌면서 힘드신 점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물론 있었지요. 토론문화에 익숙치 않은 한국인의 특성 상 처음 토론문화 정착시에 조금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토론규칙입니다. 첫째, 다른 사람이 얘기할 때 말 자르지 않기, 둘째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반대’ 라는 말 붙이지 않기, 셋째, 큰 소리 내지 않기를 세우고 지켜나갔습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차이를 수용하는 문화가 정착돼 자유스런 토론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Q: 마지막으로 총 200권의 책을 읽으시면서 가장 감명깊었던 책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A: 죄송합니다만 저는 서평은 하지 않습니다. 책은 읽는 사람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책이 좋고 나쁘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대신, 책 선물을 할 때나 어떤 책을 권할 때 저는 "이 책은 이런 이런 책이니 읽어보십시요"라는 말 대신에 "시간이 있으면 한번 읽어보세요. 아주 좋습니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왜냐하면 읽기도 전에 책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면 책 자체를 즐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으신 이야기 있으십니까?

A: 지난 8년 간 보이지 않는 손길로 독서회를 지켜주고 사랑해준 독서회 멤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새벽 일찍 모임을 열기 위해 책방 문을 열고 의자를 배치하고 커피를 끓이는 등 작은 일이지만 없어서는 안될 수고의 손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독서모임을 인도하며 배운 것이 많지만 한가지 꼽으라면 신뢰하고 배려하는 리더십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