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팍팍해지고 삶이 힘들어지고, 작은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이 닥쳐오면 때로는 예수님을 원망한다. 고슴도치 같은 가시와 칼날을 세우며 그분을 찌르지만, 그분은 여전히 한없이 넓고 깊은 사랑으로 대하신다.

어떠한 순간에도 무조건적으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표현한 찬양사역자 ‘주향기’의 디지털싱글 2집 ‘고슴도치를 사랑한 예수님’은 가사가 인상적이다.

‘오래 전에 내게 오셔서 먼저 사랑하신 주님, 그 마음을 몰라서 난 주님의 가슴을 찌르는 죄인……. 10년이 지나도 감사할 줄 모르는 날 주님은 아직도 사랑하신다며 이해할 수 없는 사랑과 긍휼로 가시투성이인 날 안아주시네’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애절하게 긍휼을 노래하는 걸 보니 뭔가 말 못할 사연이 있을 것 같다. “남묘호랑게쿄라는 일본 종교를 믿던 집안에서 자랐어요. 아버지 역시 포항에서 알아주던 깡패였습니다. 어릴 적 우연히 교회에 갔는데, 할아버지께서 심하게 저를 때리셨죠.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어찌된 일인지 ‘예수 믿으라’는 유언을 남기시고 돌아가셨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세는 기울고, 가난으로 인한 고통에 찌들리는 삶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깡패였던 아버지까지 회심해 온 가족이 기독교 신자가 되는 축복이 있었다. 그에게 교회는 거친 세상에서 힘들었던 마음을 위로해주는 유일한 장소였다.

어려웠던 집안 형편 때문에 음악적 재능을 묻어두고 살던 그는 막노동부터 시작해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그러나 IMF로 인해 가난은 또 시작됐고, 더 이상 삶에 희망을 둘 수 없었던 그는 절망의 나날을 보냈다.

“‘이제 바닥까지 내려왔으니 해 보고 싶은 것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재즈아카데미에 등록해 음악을 배웠어요. 오토바이로 배달 일을 하며 어렵게 수업을 듣고, 가요앨범을 준비했는데 1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안됐어요.” 그렇게 허송세월하던 어느 날, 첫 고백은 하나님께 드린다고 서원했던 기도가 떠올랐다. 회개하며 곡을 쓰기 시작했고 당시 영감을 받아 쓴 노래들이 디지털싱글2집 수록곡들이다.

“2년 전, 사람과 환경 때문에 교회를 떠나려 생각했어요. 12월 31일 자정쯤, 예배를 드리는데 회개가 터져나왔습니다. 제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보다 저 자신의 마음의 상태가 더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참으로 ‘고슴도치’ 같은 사람임을 깨닫고 통회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끝까지 품으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눈물 흘렸다 한다.

타이틀곡인 ‘고슴도치를 사랑한 예수님’ 외에 다른 수록곡도 삶의 신앙고백을 진솔하게 담았다. 인트로 부분의 빗소리가 인상적인 ‘주님의 눈물’, ‘예수의 이름으로’, 결혼축가곡 ‘주러브유’, 직접 랩을 시도한 찬송가 ‘만왕의 왕’ 등이 수록됐다.

그는 “하나님께 평생 온전히 드릴 수 있는 것은 ‘마음’ 뿐인 것 같다”면서 “사람이 보기에 아무리 위대한 일을 하더라도 결국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온전한 마음과 삶의 예배”라면서 앞으로 예배사역과 구제사역에 더욱 힘쓰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