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새롭게 편성된 한어부 5개 초원의 목자 목녀님들과 예비 목자, 예비 목녀님들이 모여서 1박 2일에 걸쳐 2009년도 겨울 수련회를 은혜 가운데 가졌습니다. 강사로는 기독교 상담학과 리더십 전문가인 이규현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특강 제목인 ‘역동적인 변화를 위한 리더십’, ‘문화 차이를 극복하는 성경적 관계 증진', 등과 같이 정말 유익하고 알찬 열강을 통해 저희들에게 꼭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가르쳐 주신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주일 1, 3부 예배 시간에는 모든 성도님들에게 말씀을 증거해 주십니다. 역시 큰 은혜를 끼쳐 주실 줄 믿습니다.

강의를 듣다 보니, 우리의 인격이 전인격적으로 주님을 온전히 닮지 못할 때 여러 가지 인격 장애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강박형 인격 장애인데, 손을 수시로 씻는 결벽 증세가 있거나, 의자가 줄이 조금만 삐뚤어져 있어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람은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흔히 나타나며, 성장 과정에서 받은 상처와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가만히 들어 보니 완전히 제 이야기를 하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완벽 주의 성향의 강박형 인격 장애 때문에 제 자신도 힘들고, 주위의 사람들도 힘들게 한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매사에 그렇게 완벽하고 철저하냐하면 그렇지도 못합니다. 수련회 마지막 날인 토요일 아침에도 수련회장인 호텔이 교회에서 가까운지라, 일천번제 새벽제단의 불길을 끄지 않기 위해서 대부분의 목자목녀님들과 함께 교회로 와서 토요 새벽 예배를 드렸습니다. 오전 강의 일정이 빠듯해서 예배 후 오래 기도하지 못하고 곧바로 수련회장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이 와중에 사모가 아직도 교회에서 기도하는 줄도 모르고, 그만 저만 다른 분들과 호텔로 차를 몰고 와서 사모가 당황했던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다른 목녀님을 만나서 호텔까지 시간 내에 왔고, 화가 조금 난 아내와 저는 덕분에 아침 금식을 하고 오전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고의적으로 한 일은 절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해봐도 한심한 남편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아내는 그래도 저를 용서해 주었습니다. 장로님들과 다른 목자 목녀님들도 아내를 위로하며 저 대신 변명을 해 주신 덕분에 아내의 기분이 차츰 풀어지고 수련회를 은혜스럽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주님의 은혜가 강력하게 역사하는 곳과 시간에는 항상 영적인 방해가 있기 마련인데, 이번에도 목자목녀 부부간에 사소한 일로 다투며 수련회에 임한 분들도 계셨고, 며칠전부터 부부싸움을 하고 서먹서먹한 관계로 지냈던 분들도 계셨던 가 봅니다. 그런데 담임목사도 사모에게 이런 잘못을 하고 난처해하는 광경을 보면서 은근히 좋아하는 모습들을 보니까 하나님이 목사의 허물마저 선하게 쓰시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 리더들 앞에서, 성도들 앞에서 부끄럽지만, 어느 목자님 말처럼 오히려 위로가 된다는 말을 들으니, 목사가 되어서 힘든 성도님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요즘과 같은 어려운 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웃음을 드리게 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초원지기님들과 목자목녀님들의 수련회 소감과 간증을 들으면서, 하나님이 올 한 해 우리 교회에 놀라운 은혜를 부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Soli Deo Glo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