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때로 진실이 거짓으로 부정되는 모습을 본다. 너무나 당연하기에 별다른 변론이나 검증조차 할 필요도 없었던 진실이, 어느 순간 거짓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신앙에 있어서도 이러한 일들은 수없이 일어난다. 깊은 고찰과 검증 끝에 얻은 ‘확신’이 아닌, 관성적이고 안이하게 받아들인 ‘맹신’은 늘 사탄의 좋은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사탄은 당연한 진리에까지 항상 의문을 던지며 인간을 시험하고, 진리의 절대성을 흔들어 놓는다. 그렇게 진리의 절대성을 상대화시킨 뒤 나중에는 아예 거짓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같은 황당한 일은 심지어 ‘성탄절’에까지 미치고 있다. 성탄은 말 그대로 “온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리는 날”이다. 그런데 이렇게 너무나도 간단 명료한 이 사실이 어느 순간 위협받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예수의 탄생을 기뻐하고, 그 의미를 깊이 묵상하며 실천해야 할 성탄절에 대해 이상한 오해가 생겨버린 것이다.

성탄에 대한 첫번째 오해는 “산타클로스에게 선물을 받는 날” 혹은 “연인끼리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날”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몇 년 전 예장 합동측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탄절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55%가 예수님, 32%가 산타클로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 일도 있다. 두번째 오해는 성탄절이 “불우이웃을 돕는 날”이라는 것이다. 첫번째 오해보다는 낫지만 이것도 성탄의 진정한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예수 오심의 참 의미는 자선(慈善)을 넘어선 구령(救靈)이기 때문이다.

성탄에 대한 이같은 오해가 생겨난 데에는 상업주의와 그에 편승한 매스컴들, 그리고 무엇보다 바르게 가르치지 못한 교회의 책임이 크다. 교회는 잘못된 성탄문화를 바로잡으려 하기보다는 그저 성탄절 행사를 화려하게 치르는 정도로 자족하지는 않았는가 자성해야 한다. 아니, 오히려 상술에 물든 잘못된 문화에 동조하지는 않았는가 돌아봐야 한다.

성탄절과 부활절은 기독교의 가장 크고 뜻깊은 2대 절기다. 부활절의 경우 연합예배를 통해 점차 그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유독 성탄절은 세속주의에 물든 경향이 강하다. 심지어 기독교인들조차 그같은 잘못된 성탄문화에 젖어들어 있는 실정이다.

예수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세상을 향한 사랑은 진실이다. 교회는 이 진실을 거짓으로 바꾸려 하는 잘못된 성탄 문화에 하루 빨리 맞서야 한다. 성탄을 예수의 오심을 묵상하고 그 사랑을 본받아 실천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