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에서 홈리스를 위해 도너츠을 나눠 주는 장소나 이들을 위해 예배 드리는 교회를 찾아가보면 닮은 사람 세 사람이 항상 함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홈리스 사역을 함께 하는 세 자매로 나주옥 목사(울타리선교회 대표)와 동생 두 사람이다.

이들 세 사람이 홈리스 사역을 함께 하기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6년 10월 윌셔연합감리교회가 주최한 마라톤 대회에서 교회가 참가자들로부터 받은 참가비 3만 불을 울타리선교회에 기부하면서부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열심히 사역한 덕에 1년 후 울타리선교회에 대한 한인사회의 인지도가 올랐고 여기 저기 기부를 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기부가 늘어나자 자연스레 돌봐야 할 사람들이 늘어났고 해야 하는 일도 많아졌다. 사역은 나 목사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졌고, 나 목사는 사역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동생들을 미국 땅으로 불렀다.

지금 나 목사와 함께 사역하는 동생은 나하나 교수와 나혜옥 사모로 모두 홈리스 사역을 위해 많은 것을 버리고 LA로 왔다. 나 교수의 경우 한국 사회에서 누구나 부러워 할만한 교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으나 언니와 함께 사역에 동참하고자 23년간 해오던 직업을 망설임 없이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교수라는 직업을 버리고 미국 땅을 밟기로 결정한 나 교수의 결정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나 교수는 미국으로 오기 전 나 목사가 홈리스 사역을 시작하고 힘들다며 도와 달라는 요청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언니가 하는 일을 한번 보고자 LA를 방문했고, 모두는 아니지만 굶주림에 지친 이들이 도너츠 하나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모습에 감동 받아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지금 나 교수는 매일 새벽 5시면 집을 나서 홈리스들에게 나눠줄 도너츠를 받아 다운타운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언니 동생과 함께 200~250여명의 홈리스들에게 도너츠를 나눠주며 남은 것은 제소자들에게도 나눠 준다.

나 목사의 또 다른 동생 나혜옥 사모는 나 교수와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타국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에 매진하는 중에 언니의 부름을 받았다. 나 사모는 남편이자 동역자인 이용범 목사와 함께 복음이 거의 심겨지지 않은 말레이시아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었다. 7년 동안 말레이시아에서 선교활동을 하며 정부 인가 최초의 교회를 세우기도 한 나 사모와 이 목사는 현지에서 활동 중 사업차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시애틀의 모 장로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올 수 있었다. 이 목사는 선교지의 모든 것을 후배 목사에게 물려주고 온 것이다. 울타리선교회에서 어린이들을 함께 돌보고 홈리스 한인교회에서 설교 및 행정 등을 담당하는 나 사모와 이 목사는 오늘도 어린이들과 홈리스와 함께 한다.

나 목사는 동생들과 함께 사역하기에 든든하기도 하고 때론 어려움도 따른다고 말했다. “그 동안 혼자 사역하며 몸에 배여 있던 모가 난 성격이 동생들과 함께 하며 다 드러났어요. 그래서 동생들이 이런 행동 저런 행동, 이런 말 저런 말 하는 것에 거침없이 태클을 걸기에 때론 힘들기도 해요. 이런 것 하지 말라 저런 것 하지 말라는 말만 하지 않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웃음)

나 목사는 동생들과 함께 사역하며 다른 장점도 많다고 말한다. 동생들과 함께 사역하기 전에는 봉사자들이 와서 도움을 줬지만 개인 사정으로 인해 빠지거나 봉사자들이 적을 경우 혼자 하는 일이 더욱 많아져 힘들기도 했지만, 동생들이 함께 하기에 이런 어려움은 해결됐다. 또한 동생들과 함께 하기에 인건비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사역할 수 있다.

동생과 함께 하기에 어려움이 없냐는 마지막 질문에 나 목사는 “어려움이야 많죠. 하지만 가족이기에 나이를 든 지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문의: (213)819-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