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살해 위협을 받아 오던 이탈리아의 저명한 무슬림 언론인이 기독교로 개종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의 부편집인 마그디 알람(Magdi Allam·55)은 22일 부활절 철야미사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성인 남성 6명과 함께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서 영세를 받았다.

이집트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알람은 성장 과정에서 가톨릭 교육을 받았으며, 가톨릭 교인인 현재의 아내와 재혼했다. 그는 현지 일간과의 인터뷰에서 13~14살 때 영세를 받지 않은 채 영성체를 받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무슬림이 일생에 반드시 해야 하는 성지 순례만 1991년에 어머니와 함께 했을 뿐 메카를 향해 하루 5번씩 기도를 올리지 않았고 라마단 금식을 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Lombardi) 신부는 “누구든지 하나님 앞에서 동등하며 가톨릭 교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영세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알람은 2003년 팔레스타인 테러분자들을 비난하고 지난 2006년에는 로마에서 이슬람권의 기독교인들을 위한 시위를 벌이면서 하마스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아 왔다. 그는 하마스의 살해 위협을 받은 후 ‘이스라엘이여 영원하라(Viva Israele)’는 제목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으며, 이탈리아 정부는 알람에 대한 신변 보호를 해 오고 있다.

그는 23일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게재한 장문의 글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기적은 나와 다른 이를 적대시하고 증오해야 하며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어두운 가르침으로부터 나를 자유케 했다”며 “(영세를 받은) 이 날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람은 중간 이름으로 이탈리아어로 기독교인을 뜻하는 ‘크리스티아노(Cristiano)’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