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시카고 ESF 센터에서 다민족제자교회를 섬기는 홍귀표 목사를 만났다. 그는 20년간 캠퍼스 사역을 펼친 결과 한인을 포함해 18개국 출신 유학생들과 그들의 가족을 대상으로 선교와 목회를 병행중으로, 현재는 홍 목사를 포함한 7명의 풀타임 사역자가 150여 명의 교인을 섬기고 있다. 그와의 대화는 자연스레 이번 총기 난사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다음은 인터뷰 요약.


-캠퍼스 사역을 20년 이상 해왔다. 이번 'NIU 총기 사건'을 어떻게 보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시간이 갈수록 캠퍼스 또한 폭력과 우상이 난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번 사건을 통해 병들과 상한 영혼을 찾아가 말씀을 전하고 치유하는 전도사역이 더 활발해져야 함을 느꼈다.

캠퍼스 시절은 학문을 연마하고 인성을 키우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들을 인도하는데 누구보다 앞장서야할 캠퍼스 선교단체들이 혹여 전도보다는 믿는 자들의 친목으로 흐르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대안을 찾는 것도 쉽지는 않다. 우선 캠퍼스 사역의 특성상 사역자들이 장기적으로 일하기가 힘들다. 교회가 이들을 지원하고 격려하면서 협력선교를 보다 활발히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캠퍼스 사역을 하게된 동기는.

한국에서 법대를 다니다 ESF(대학기독인회)를 통해 복음을 접하고 학생 전도 소명의 확신을 얻어 총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도미해 캘빈대학교에 다닐 때다. UIC(일리노이주립대) 학생 몇몇이 찾아와 캠퍼스 선교를 요청했는데 실제 가보니 전세계에서 온 유학생들이 다 있지 않은가.

이들을 전도해 각 나라에서 영향력 있는 일꾼으로 세우고 네트웍시키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물론 쉽지는 않다. 100명 전도해서 5명이 남으면 많이 남는 것이고 여기에 몇 학기가 지나는 동안 다시 5% 정도만이 남게 된다. 하지만 1명을 통해 한 나라가 바뀔 수 있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보기 때문에 힘들어도 지치지는 않는다.

-캠퍼스 사역에서 자연스레 다민족 목회로 이어졌다. 다민족 목회가 쉽지는 않을텐데.

바울의 고백이 늘 생각난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복음을 전해야 하는 자리다. 민족적인 발언도 상당히 조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어쩌면 다민족 목회는 그 자체가 고통이다. 사랑해서 만난 부부도 이런 저런 이유로 다투게 되는데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항상 있게 마련 아닌가.

하지만 복음의 공통점을 찾아 이겨내고 있다. 각 민족별로 대표 사역자들이 있는데 마치 미국이 각 주별로 특색이 있지만 미합중국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인 것처럼 그렇게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천국을 훈련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도전이 되는 것은 직장이나 사업체에서는 타민족과 어려움이 있어도 참고 이겨내는데 교회 안에서 그런 본을 보이지 못한다면 안 되지 않겠나.

-다민족 목회가 한인교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나.

한국교회와 한인교회 모두 미국에 복음의 빚을 지고 있다. 한인교회의 경우 초창기 건물 전기세만 내고 예배당을 사용하는 것으로 시작해 지금의 부흥를 맞게 되지 않았나.

이제는 타민족에게 받은 사랑을 나눠야 할 때다. '우리끼리만'이라는 생각으로 이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 교회들이 섬기는 차원에서 빚을 갚는 차원에서 전담 사역자를 세우는 식으로 조금씩 관심을 보여야 한다.

-캠퍼스 선교는 그 특성상 전세계에서 오고 다시 전세계로 돌아가는 자리 아닌가. 특별한 선교전략이 있다면.

힌두권, 회교권, 불교권, 무속신앙 할 것 없이 각양각생의 종교를 배경으로 하는 전세계인이 다 모이는 곳이 캠퍼스다. 각자 자기의 나라에서 엘리트로 쓰임받게 될 청년들인데 이들과 교제하면서 인적 교류를 맺고 언어 및 문화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이 방법이 느린듯해도 분명 효과가 크다. 오지로 당장 사명감에 달려가는 것이나 실버미션도 있어야겠지만 우선 2-3년 정도 이 캠퍼스를 무대로 현지 사역을 훈련할 수 있게 지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 한국의 선교지원자들이 특히 이러한 캠퍼스에서 훈련받으면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다.

또한 중국으로 돌아간 학생들을 중심으로는 미전도종족과 화교권 선교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