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지금쯤이면, 원목사가 휴스턴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 소식을 전합니다. 벌써 열흘이 되었습니다. 햇빛 가득한 곳이라고 상상하겠지만, 비만 오락가락 합니다. 저는 시원한데, 춥다고 가죽 잠바를 입는 분도 있습니다. 처음 몇일은 서울과 몽골, 카쟉스탄에서 오신 분들과 같이 지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제는 모두 떠나고 혼자 남은지 일주일입니다. 드나들 때 허전하지만, 생각하기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동안 최영기목사님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각종 예배, 모임, 회의 및 삶공부 등을 참관했습니다. 지금은 박은조목사님을 강사로 새벽과 밤으로 부흥회가 진행 중입니다. 귀한 시간입니다. 앞으로도 이곳을 떠나기 까지 다양한 면담 계획이 있습니다. 이곳의 목자 대부분과 많은 교인들이 우리 교회를 알고 있었으며, 친척이 온 것처럼 반가워 해줍니다. 많은 분들이 이곳 세미나를 다녀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카고에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드릴 수 있는 든든한 가정교회 하나 세워지라고 우리 교회를 불러가며 기도해 왔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연수는 가정교회를 통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필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고, 부족한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고 대화를 나눌수록 저의 마음은 가정교회를 넘어선 어떤 것을 향해 달려가곤 합니다. 가정교회가 잘 되어야 하겠으나, 조금 모자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사로서 교우들에게 갈 길을 제시하는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그러나 가정교회가 우리의 최종 목적/목표가 아니라는 생각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이 가정교회를 적당히 하자거나 포기한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제가 목회하는 한 우리 교회는 가정교회 운동을 지속할 것이며, 원칙적으로 잘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가정교회를 잘하기 위해서 더욱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가정교회자체가 우리의 최종목적이 아니라는 확인입니다. 만일 누가 가정교회제도확립이 우리의 최종 목적이라고 한다면 저부터라도 따질 것입니다.

목적이나 목표와 방법론은 다릅니다. 가정교회운동은 우리의 최종 목표가 아니라, 최종 목표를 향해 우리가 선택한 최선의 길/방법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과 목적 있는 인생으로 살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보기 원하시는 교회 세우기 위해서, 하나님의 가장 큰 소원을 이뤄드리기 위해서, 그 소원 때문에 세우신 교회의 처음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 그리하여 만유에 충만하신 하나님의 충만이 나타나는 삶을 살다가 천국에 갈 뿐 아니라, 각자 예비된 상급을 받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더 분명하게 가정교회를 해야 합니다. 가정교회 운동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찬 것은, 진리가 한 개인을 자유케 하는 것처럼, 진리가 한 교회를 자유케 하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제도로서의 가정교회를 생각하며 고민하는 분들에게 제도 위에서 제도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영이 충만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