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초콜렛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속삭이는 밸런타인데이에 총기를 난사해 무고한 학생들의 생명을 앗아간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14일 노던일리노이대학(NIU)에서 이른바 '밸런타인데이 학살'이라 불리는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을 시작으로 대학 캠퍼스와 쇼핑몰에서 끊이지 않았던 총기난사 사건이 올해까지 이어져 미국은 다시한번 큰 충격에 휩싸였다.

AP와 AFT 통신에 따르면 범인은 14일 오후 3시경 지질학강의실 스크린 뒤에서 검은색 옷을 입고 나타나 140여 명이 수업을 듣던 클래스를 향해 두 개의 권총을 난사한뒤 자살했다. 이 사건으로 학생 4명은 현장에서 숨지고 17명은 구급차에 실려 인근병원으로 운송됐으나 2명이 추가로 사망해 범인을 포함, 총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범인은 NIU의 대학원생으로 이번 학기는 등록하지 않은 상태였다. 범인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학총장인 존 피더스(John Peters)씨는 범인이 대학을 다니는 동안 어떤 범죄경력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의 목격자인 엘리스 제롬(Allyse Jerome, 19)양은 "솔직히 처음에는 모두가 장난을 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곧 모두가 바닥에 엎드려 뛰어 대피했다"고 증언했다.

사건현장에서 세번째 줄에 앉아있던 또 다른 목격자인 로렌 카(Lauren Carr, 20)양은 범인이 문으로 걸어들어와 강단 오른편에 서서 총을 겨누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그녀는 "나는 사정거리 안에 있었고 일어나 뛰지 않으면 여길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앞줄 학생이 총에 맞아 피를 흘렸고 나는 누군가 '도망가라 범인이 총을 장전하고 있다!'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 무작정 달려나왔다"며 긴박했던 사건의 현장을 회상했다.

사건발생 직후 NIU는 교내방송과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긴급대피할 것을 알렸고, 학교는 하룻동안 폐쇄조치됐다.

같은날 저녁 학생과 교직원들은 대학내 하비스트 바이블 채플(Harvest Bible Chapel)에 모여 희생된 학생들을 위해 기도했고,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충격을 달래며 기도의 손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