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40일 앞둔 사순절이 6일 시작되었다. 이 기간 많은 한인교회가 그리스도 수난에 동참하는 새벽기도회, 금식기도회, 각종 집회를 연다. 그리스도 영광스런 부활에 함께 하고 싶다면 그가 우리를 위해 당하신 수난에도 마땅히 동참해야 하는데 이 사순절이야말로 그 고난의 일부라도 체험하면서 그리스도가 우리를 향한 사랑과 그 섬김에 눈뜰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 기간동안 미주 전역에 있는 한인교회 역시 각종 특별기도회를 연다. 이 기도회에서는 교회의 양적 성장, 가정의 평안, 개인의 소망을 넘어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에 관련된 구체적이고도 실천적인 회개와 주제가 신중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다.

지금 미주 한인교회를 돌아 보면, 한인 그리스도인이 져야 할 짐이 결코 가볍지 않다. 교회로부터 2세가 이탈되는 문제는 점점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1.5세 목회자 대안론부터 독립교회, 독립연합교회 설립론까지 계획은 좋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게만 보인다.

한인교회 안의 분쟁과 갈등도 심각하다. 교회 안의 중직 간의 권력 다툼이나 재정을 둘러싼 각종 비리를 덮어둔 채 이뤄지는 모든 기도는 이 사순절 기간, 그리스도에게 더 무거운 십자가를 지우는 일이다.

미국 내에 팽배해져 가는 동성애 등 반기독교적 움직임과 이슬람의 거센 도전 역시 한인교회라고 피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통치와 예수의 구주 되심을 향한 위협이 거센데 우리가 이런 도전들에 여전히 둔감하고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할 수만은 없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상상이나 신화 속에 등장하는 허구적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바로 옆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사순절동안 우리가 묵상하고 회개해야 할 주제도 결코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이어선 안되겠다. 하나님이신 그리스도가 인간의 육신을 입고 고난 받으며 인간의 추악한 죄악을 정면 돌파하셨듯이, 우리의 죄로 인해 빚어진 수많은 문제를 이번 사순절동안 깊이 회개하고 실천적인 대안을 마련해 가야겠다. 그 후에야 우리는 1세와 2세가 건강하게 공존하는 교회, 진리와 사랑이 살아있는 교회, 미국에 희망이 되는 한인교회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