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달력을 걸 때다. 교회의 방향타라 할 수 있을 '목회실' 또한 바빠졌다. 시시때때로 변덕부리는 세상의 일기를 읽으면서, 영적인 어장을 향해, 교회 나름의 그물을 던질 수 있도록 새 항로를 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영원구원이라는 본질적 원동력으로 올 한해도 건강한 교회, 역동적인 목회로 열매맺는 한해를 소망하면서 출발선에 선 목회자들을 찾아간다. 조금씩 눈이 내리는 아침, 새해는 목회자부터 교인 모두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성을 세워가기로 했다는, 한윤천 목사(에버그린장로교회, PCUSA)를 만났다.


"너부터 잘해라"

새해 목회 방향은 이 한마디에 녹아있다. 부분을 시작으로 신앙공동체 전체가 곧게 세워지기 위한 거룩한 부담감일 것이다. 맥코믹신학대 교수에서 다시 이 교회 담임목사로 돌아와 지난 2년을 달려온 한 목사의 새해 목회계획은 '신앙의 기본 다지기'다. "너부터.."라는 말 또한 한 목사 자신을 향한 채찍질이다. 겉에 보이는 물질적인 축복만을 강조한다면 교인들도 순간은 좋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본질이 아니기에 가끔은 설교 시간에 강한 표현도 사용한단다. 곧 고상한 표현으로 겉돌기 보다는 정면돌파로 신앙의 본질을 일깨우고 모두가 하나님 앞으로 매일 조금씩 다가가고 변화되는, 그래서 종으로 횡으로 신앙의 중심을 잡는 것을 새해 목표로 세웠다.

지난 한해를 돌아본다면 어떨까. 매주 3회 정도 진행중인 성경공부의 경우 특별한 교재보다는 원천적인 복음의 울림을 그대로 전하자는 취지로 성경본문을 변함없이 적용키로 했다. 또한 성인여름성경학교가 '부모 찾아주기'라는 주제로 열렸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얼핏 자녀를 위한 부모 세미나 정도로 이해될 수 있는데 사실은 교회 직분자들의 하나됨을 위한 자리였다. 먼저 온 자가 나중 온 자를 섬겨주고 영적인 가족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2세 회중인 그레이스커뮤니티처치는 당분간 한 목사가 설교를 계속하게 된다. 2세를 위한 교회로 개척를 시작할 정도로 2세 사역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마땅한 2세 목회자를 아직 찾지 못한 것도 이유다. 30대부터 40대 초반으로 이뤄진 영어회중을 담당할 적합한 사역자가 생겨 한인교회 전체적으로 누수현상을 보이는 2세대를 담아내는 교회로 자랄 수 있게 돕고 싶다고.

한윤천 목사는

외가로는 5대째, 친가로는 4대째 믿는 집안에서 자랐다. 자연스레 부모님을 통해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은 한 목사는 대학생때부터 도시선교에 관심을 가졌고 야학 등에 열정을 쏟았다. 그러다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익히기 위해 도미한 것이 83년. 하지만 사해문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2세 사역에 부담감을 가지면서 자연스레 미드웨스트교회에서 2세 목회를 시작해, 한미장로교회에서는 부목사로 섬기다 교회를 개척, 얼마전 교회 창립 12주년 행사를 성황리에 가졌다. 이 기간중 3년 반 정도는 맥코믹신학대에서 실천신학 석좌교수로도 활동했다.

에버그린장로교회는

던디와 밀워키 인근에 위치한 에버그린장로교회는 "예수님을 바르게 모시는 열린교회"를 지향한다. 곧 신앙의 정체성을 분명히 세워 하나님과 이웃 모두와 사랑의 관계성을 온전히 세워가는 신앙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러면서도 불신자까지도 '차 한잔 마시러'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문턱 낮은 교회를 지향한다. 교회가 열린음악회 등을 활성화하면서 문화공간을 자처하는 것이나 내년 1월부터 성경영어와 스패니쉬반을 운영코자 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