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남코르도판(South Kordofan)주 누바산맥(Nuba Mountains)에서 무장세력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교회 지도자들이 잇따라 살해되거나 납치되는 등 기독교 공동체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천 데일리 인터내셔널(Christian Daily International)이 2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는 최근 수 주 사이 이 지역에서 최소 2명의 교회 지도자가 숨지고 또 다른 기독교 지도자 2명이 납치됐다가 풀려났다고 밝혔다. 교회 공동체를 겨냥한 공격 과정에서 수십 명의 기독교인이 납치된 것으로도 전해졌다.

누바산맥의 불안은 2023년 4월 수단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RSF) 사이에 전면전이 시작된 이후 부족 간 갈등과 수단인민해방군-북부(Sudan People's Liberation Army-North·SPLA-N) 분파 간 충돌까지 겹치면서 더욱 심화됐다.

수단성공회(Episcopal Church of Sudan) 소속 아델 이드리스 종굴(Adel Idris Jongool) 목사는 지난 7월 24일 헤이반(Heiban) 지역 다비(Dabbi) 일대에 대한 무장세력의 공격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뒤 며칠 만에 숨졌다.

모닝스타뉴스(Morning Star News)에 전해진 교회 측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SPLA-N에서 갈라져 나온 한 분파의 소행으로, 부족·종교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회 지도자와 민간인들이 공격 대상이 됐다. 공격 하루 전에도 같은 지역에서 민간인 6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성공회 헤이반 교구의 알-시르 하산 쿠쿠(Al-Sir Hassan Kuku) 주교는 종굴 목사의 사망을 확인하고 공격을 규탄했다.

쿠쿠 주교는 “SPLA-N과 그 분파 간 분쟁에 관련된 모든 당사자에게 교회 지도자와 종교 기관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납치도 이어졌다.

수단그리스도교회(Sudanese Church of Christ)의 야콥 이브라힘 티아(Yaqob Ibrahim Tia) 목사는 지난 7월 23일 헤이반의 자택에서 두 아들과 15세 조카, 가톨릭 사제 파디 이브라힘 티아의 형제인 다니엘 이브라힘 티아와 함께 납치됐다가 같은 달 28일 풀려났다.

또 다른 교회 지도자인 자카리아 술리만 자나(Zakaria Suliman Jana)는 지난 7월 31일 납치됐다가 다음 날인 8월 1일 석방됐다.

두 사람 모두 헤이반 지역 수단그리스도교회 공동체의 주요 지도자들이다. 종굴 목사의 피살을 전후해 불과 며칠 간격으로 교회 지도자들의 납치가 이어지면서 현지에서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티아 목사는 석방 이후 교회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 분쟁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호소했다.

오픈도어스는 지난 12일 최근 일련의 공격으로 교회 지도자 2명과 민간인 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누바산맥 내 두 교구를 섬기는 성공회 신학교도 공격을 받았으며 수십 명의 예배자가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32명은 풀려났지만 나머지 납치 피해자들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오픈도어스는 전했다.

누바산맥은 수단 내전 초기에는 주요 전장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었지만 SPLA-N이 분쟁에 개입하고 내부 경쟁 분파까지 등장하면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됐다. SPLA-N은 오랫동안 남코르도판을 근거지로 역대 수단 정부와 무력 충돌을 벌여온 세력이다.

오픈도어스는 다만 최근 교회와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순수한 종교 분쟁만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지에서는 무장 분파 간 대립과 부족 갈등에 더해 금을 비롯한 자원을 둘러싼 경쟁까지 민병대 활동과 폭력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독교 지도자와 신자들은 신앙적 정체성으로 인해 이러한 혼란 속에서 더욱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오픈도어스는 지적했다.

오픈도어스는 수단 곳곳에서 교회 건물이 폭격을 받거나 민병대와 급진 세력에 점거되고 있으며, 기독교 공동체들이 강제 이주와 계속되는 폭력에 대한 공포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기독교 인구가 상당한 누바산맥은 오랫동안 전투와 강제 이주, 차별을 겪어온 지역이다. 외진 지리적 특성과 제한된 접근성으로 인해 현지 상황에 대한 독립적인 확인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도어스는 올해 ‘세계 감시 목록(World Watch List)’에서 수단을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극심한 박해를 받는 국가 4위로 분류했다.

이번 사태가 이어지면서 수단 밖의 기독교인들에게도 현지 교회 지도자와 신자들의 안전, 가족을 잃은 이들에 대한 위로, 그리고 기독교 공동체를 실향과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는 분쟁의 종식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요청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