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절제하며 신중하며 단정하며....술을 즐기지 아니하며....돈을 사랑하지 아니하며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공손함으로 복종하게 하는 자라야 할지니....” (디모데전서 3장 2-4절)

 이 이야기는 오래 전에 한 번 쓴 일이 있습니다만,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씁니다. 필자가 70년 대 초, 미국에 유학을 온 후, 9월 첫 주일에 근처에 있는 미국 장로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미국 장로교회는 대체로 매달 첫 주일에 성찬식을 거행합니다. 장로교회를 처음 시작한 John Calvin 선생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성찬식을 거행하라는 권면을 따르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는 매 주일 미사 때나 기타 다른 날에도 미사를 드릴 때마다 성찬식을 거행하지요.

 목사 설교가 끝나고, 성찬식 순서에, 분병(分餠:떡을 나눔)위원들 나오라고 하자, 어떤 여고생이 달랑달랑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분병위원은 대개 나이든 장로들이 하는 것인데, 왜 여고생이 나갈까 하고 생각하며, 예배가 끝난 후, 목사실에 가서 목사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왜 분병위원과 분잔(分盞:잔을 나눔) 위원 나오라는데, 고등학교 여학생이 나갔느냐? 여고생이 장로냐?”고 물었더니, “Yes, she is ordained elder.” 그래요 안수 받은 장로예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여고생이 장로가 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우리 장로교회 법에 18세 이상 안수 받은 사람은 누구나 장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그 여고생도 안수 받은 교인이어서 장로로 안수 받았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교회 당회 구성원은 각 그룹의 대표자들이 모여 교회 일을 처리한다며, 고교생 대표, 대학생 대표, 청년회 대표, 장년회 대표, 노년회 대표. 여선교회 대표 등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절반은 3년 임기가 되면 당회에서 나가고, 또 새로운 교인이 장로가 되어 3년을 일한다.”고 말 했습니다.

 필자는 평생 장로교회에서 자라고, 장로교회 목사가 되어 목회도 했지만, 미국 장로교회의 장로 안수 자격과 시무 연한이 3년이라는 것도 몰랐고, 더욱이 여고생이 장로가 되어 당회원이 되고, 성찬식에 분병, 분잔 위원이 되어 봉사하는 것은 까맣게 몰랐습니다. 목사실을 나오면서 필자는 미국 장로교회야 말로 Martin Luther가, 그리고 John Calvin 선생이 주장했던 “만인 제사장”(Universal Priesthood of All Believers)의 원칙을 지켜 나가는 교회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한국 장로교회의 장로 선택과 시무 기간을 회상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장로라는 직책은 결코 감투가 아닙니다. 한 번은 어떤 분을 만났는데, 명함을 주기에 보니까, 어느 교회 장로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장로가 명함에 적어 놓을 감투인가요? 참 한심한 일이지요. 위에 말한 여고생이 명함에 어느 교회 장로라고 적은 명함을 돌릴까요?

 약 30년 전, 서울에 있는 약 3,000명 모이는 제법 큰 교회에, 그 교회 목사가 은퇴를 하고 다음 목사를 구하는 동안 여러 달 주일에 설교를 했습니다, 그런데 장로들 간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그 집사가 장로 선거를 할 때, 그 교회에 다니지 않은 딸과 그 친구들이 와서 그 집사에게 투표를 해서 장로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형교회 장로 선거 때, 후보자들과 가족들이 교인들에게 차를 사주고, 점심을 사주고.....등등 이런 이야기 들어 보셨지요?

 그래서인지 요즘 대형교회에서는 세례교인 명부를 갖다 놓고, 교인의 ID(Identification Card:증명서)를 보고 교인명부에 이름이 있으면 투표지를 주는 것 아시지요? 옛날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소위 가짜 교인이 와서 지인(知人)에게 투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세상에서 선거 때 하는 것 같이 신분증을 제시하고, 장로 투표를 하는 것이 과연 하나님의 교회인지, 세상 집단인지....

 필자는 늘 교인들에게 바울 선생이 권면하신 말씀 중,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 2:3)라는 말씀을 합니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면, 장로선거 때, “나는 아직 장로 될 자격이 없어, 아무개가 나보다 나으니까 그를 찍어 주세요.”라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장로 자격이 있는 사람 아닐까요? 야고보 장로는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약 4:6), 베드로 사도는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들에게는 은혜를 주시느니라.”(밷전 5:5)고 말씀하셨습니다. 겸손한 자가 장로가 되어야 하는데,...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일, 참 어렵지요?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