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출애굽기 20장 4절)

 2026년 9월 중순경, TV 뉴스에서 깜짝 놀랄 만한 뉴스를 전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남쪽에 오렌지카운티의 Santa Ana시에 있는 한 가톨릭 성당 안에 있는 약 5만 달러 상당의 예수님 동상을 도둑들이 들어와, 절단기로 짤라서, 발목만 남기고 가져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도둑들이 노린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예수님의 동상 구리였습니다. 현재의 가격으로 약 5만 달러라고 하니, 적지 않은 돈이지요. 요즘 구리 값이 제법 비싸기에, 구리 도둑이 구리를 절단해 가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데, 급기야 성당 안에 있는 예수님 동상까지 절단해 갔다고 하니, 세상이 참으로 악해졌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필자가 한국에 살 때도, 구리 도둑들이 전선이나, 구리로 된 다리 머리 동판이나, 심지어 각 급 학교의 구리로 된 교명까지 떼어 가지요. 갑자기 전기가 나가 놀랐는데, 후에 들은 소식은 도둑들이 전기선을 절단해 간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필자는 이 뉴스를 접하면서, 교회사 전공 교수답게, 중세 가톨릭교회와 희랍정교회 간에 있었던 성상파괴논쟁(Iconoclastic Controversy)이 떠올랐습니다. 두 교회 간에 성상파괴 논쟁이 일어난 것은 주후 726년경이었습니다. 이 논쟁은 동방 비잔틴제국의 황제 레오 3세가 성당 안에 성상을 세우는 것을 금지하는 칙령을 선포하면서 부터였습니다. 레오 3세는 무슬림들이 기독교인들은 우상 숭배자들이라는 비난을 계속하자, 성상을 더 이상 세우지 말고 이미 있는 것도 없애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서방의 가톨릭교회는 이 명령을 거부하고, 성상 세우는 것을 고집하였습니다. 가톨릭교회가 성당 안에 예수님과 사도들의 동상을 세우고, 그림을 걸게 된 동기는, 중세시대 평신도들이 거의 다 문맹이어서, 라틴어로 된 성경을 읽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인쇄술이 없었던 때여서 성경 자체도 거의 없는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평신도들에게 성경의 내용을 그림이나 성상으로 설명해 주기 위해 그림을 그려 걸어 놓았고, 예수님이나 제자들, 성인들의 상을 세워 경의를 표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나 무지한 신자들은 그 상이 마치 예수님이나 사도들로 인식하고, 절하고 경배하면서 소원을 비는 대상으로 여겼던 것입니다.

 787년, 2차 니케아 공의회와 843년에 콘스탄틴노풀(동로마제국 수도)에서 모인 감독 회의에서 동, 서방교회 대표들은 성상이나, 성화를 성당 내에 걸고, 세우되, 성화나 성상 그 자체가 신성한 것은 아니고, 그것이 표현하고 있는 분 자체가 거룩하기 때문에, 평신도들이 성화나 성상에 드려지는 경의와 존숭(尊崇)은 성화나 성상이 표시하는 분에게 돌아간다는 결정을 하고 끝맺음 했습니다.

 그런데 1517년, 독일 비텐베르그대학교 교수였던 마르틴 루터가 교회 개혁을 시작하면서 성상 파괴를 주장하였고, 특별히 스위스 추리히의 개혁자 울리히 쯔빙그리는 성당 안의 모든 성화와 성상을 철저히 파괴하고 제거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므로 개신교 예배당 안에는 어떤 성상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도둑들이 적어도 구리로 만든 성상을 절단해 가기 위해 예배당에 들어오는 일은 없지요.

 일찍이 여호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10계명을 주실 때, 제 2계명에,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절하지 말고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출 20:4-5)고 엄명하셨습니다. 인간들은 눈에 보이는 형상을 만들어 놓고 거기 절하며 섬기고자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본디 불교는 신이 없는데, 사찰에 가면 대웅전에 자애로운 표정의 부처상이 놓여 있지요. 불자(佛子)들은 부처 앞에 시주 돈을 놓고, 108배, 심지어 3,000배를 하면서 소원을 들어 달라고 정성스럽게 절을 올리지요.

 전능하신 하나님은 눈에 보이는 상(像)으로 표현할 수 없는 분입니다. 우리 마음속에서 하나님을 그리며 기도하면서 섬기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육신의 눈에 보이지 않은 여호와 하나님을 마음속에 그리면서 진지한 신앙생활을 이어 나갑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