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Photo :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고도 성심을 다해 하나님을 찬양하는 유은성 전도사님의 간증을 들으며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인생에는 맑은 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날 갑자기 짙은 구름이 몰려옵니다. 질병의 구름, 관계의 아픔, 자녀의 문제, 경제적인 어려움이 찾아옵니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기대했던 열매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묻습니다. “하나님, 어디에 계십니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다윗도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나를 영원히 잊으시나이까”(시 13:1)라고 부르짖었습니다. 다윗은 믿음이 없어서 질문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하나님께 질문했습니다. 애통은 불신앙의 언어가 아니라 상처 입은 믿음의 언어입니다.

마크 브로갑은 《짙은 구름, 더 깊은 긍휼》에서 고통을 하나님께 가져가는 성경적 애통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애통은 아프지 않은 척하거나 슬픔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 너무 아픕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주님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아픔을 품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애통입니다. 애통은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해 걷는 믿음의 길입니다.

C. S. 루이스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후 기록한 《헤아려 본 슬픔》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슬픔이 두려움과 이토록 비슷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았다.” 깊은 슬픔을 만나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익숙했던 세상이 낯설어지고 미래가 두려워집니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에도 하나님을 향해 얼굴을 드는 것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먹구름을 뚫고 올라갈 때가 있습니다. 땅에서는 온 하늘이 어둡고 비가 내리지만, 구름 위에는 여전히 태양이 빛나고 있습니다. 태양이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고난의 구름이 짙어지면 하나님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은 다릅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나님이 일하지 않으시는 것은 아닙니다. 믿음은 구름 너머에 여전히 태양이 있음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기다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기다림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공백처럼 여깁니다. 하지만 성경의 사람들은 기다림을 통해 빚어졌습니다. 아브라함은 약속을 받고 기다렸고, 요셉은 꿈을 받고 기다렸으며, 다윗은 기름 부음을 받고도 기다렸습니다. 그들에게 기다림은 하나님의 거절이 아니라 준비의 시간이었습니다. 헨리 나우웬은 그리스도인의 기다림을 마음에 약속을 품고 깨어 있는 기다림으로 설명했습니다. 기다림에는 신뢰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믿고,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도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요셉이 감옥에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습니다. 요셉에게는 아무 변화도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하나님은 그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다음 일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에 행하시는 가장 깊은 일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열매를 빨리 보고 싶어 하지만, 하나님은 먼저 뿌리를 깊게 하십니다.

기다리는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이 무너진 폐허 속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애 3:22–23). 상황이 바뀐 것은 아니었습니다. 절망 속에서 하나님의 성품을 다시 기억한 것입니다. 기억은 소망을 낳습니다. 어제 신실하셨던 하나님은 오늘도 신실하십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구름을 걷어 달라고 기도합니다. 물론 그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때때로 구름을 즉시 걷어 주시는 대신 구름 아래에서 우리와 함께 동행하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하나님의 긍휼을 경험하게 하십니다. 짙은 구름이 반드시 깊은 절망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 짙은 구름 속에서 우리는 더 깊은 긍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 짙은 구름 아래를 지나고 계십니까? 울어도 좋습니다. 질문해도 좋습니다. 하나님께 도와 달라고 부르짖어도 좋습니다. 다만 하나님을 놓지 마십시오.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십니다. 기다리는 동안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의 뿌리를 깊게 하시며,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은혜를 가르쳐 주십니다. 언젠가 뒤돌아보며 고백하게 될 것입니다. “구름은 생각보다 짙었지만, 하나님의 긍휼은 구름보다 더 깊었습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긍휼은 바닥나지 않았습니다. 밤이 길어도 아침은 찾아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 하나님의 긍휼은 다시 새로울 것입니다.

목양실에서 강준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