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중국 저장성 원저우에서 경찰이 가정교회를 급습해 담임목사와 교회 관계자 등 7명을 체포한 뒤 이들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기독교단체 세계기독연대(CSW)는 지난 5일 중국 경찰이 원저우의 가정교회인 '퓨어포즈드리븐교회(Purpose Driven Church·비아오간교회)'를 급습해 설립자이자 담임목사인 데이비드 탕 목사와 교회 재정 담당자 1명, 상하이에서 활동하던 사역자 5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주에 본부를 둔 중국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차이나에이드도 상하이 경찰이 이날 오전 7시30분께 이들을 체포했으며, 이번 사건은 여러 성(省)에 걸쳐 진행되는 사건과 관련돼 있다고 전했다.
탕 목사가 이끄는 교회는 원저우의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정부에 정식 등록하지 않았으며,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공식 개신교 조직인 삼자애국운동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당국이 교회 폐쇄를 명령한 이후 신자들은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국이 정보 유통을 통제하고 온라인상 관련 게시물을 차단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 7일에야 '중국 박해 교회를 위한 기도와 금식의 날'이라는 이름의 엑스(X) 계정을 통해 사건 소식이 외부에 알려졌다.
교회 측은 신자들에게 체포된 이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도 "현재 이들의 상태에 대해 어떠한 소식도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CSW의 머빈 토머스 회장은 이번 사건을 탕 목사와 일행의 소재와 법적 지위를 외부와 차단한 '비공개 구금'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강제실종과 자의적 구금은 국제 인권 규범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중국 당국에 이들의 소재를 공개하고 변호사와 가족을 접견할 수 있도록 하며, 범죄 혐의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차이나에이드의 밥 푸 대표는 이번 사건이 중국 공산당이 독립적인 기독교 공동체를 압박해 온 광범위한 탄압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이 노골적인 정치·종교 관련 혐의 대신 사기, 불법 영업, '정보통신망 불법 이용' 등 형사·경제 관련 혐의를 활용해 교회 지도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 대표는 이러한 방식이 기독교인들의 사회적 평판을 훼손하는 동시에 종교 탄압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비판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원저우 지역에서는 다른 종교 지도자들도 비슷한 압박을 받아왔다. 핑양현의 황이쯔 목사가 구금됐으며, 지역 가톨릭교회를 이끄는 사오주민 주교는 수년간 각종 제한을 받아왔다. 정부가 인정한 가톨릭 사제 마셴스는 사업 관련 혐의로 수감됐다가 지난 7월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들은 중국 공산당이 종교 자체를 직접 문제 삼기보다 사기나 금융·온라인 범죄 등 형사법이나 행정적 수단을 활용해 종교 지도자들을 압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저우에서는 교회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이전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6월 리번 원저우 시장이 야양교회에 무단으로 들어가 교회 깃대에 중국 국기를 게양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교회 지도자와 신자들은 수개월 동안 소환과 협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12월 14~15일 밤에는 1,000명 이상의 경찰이 교회를 급습해 수백 명을 조사하고, 건물 내부에 국기를 설치한 것에 항의한 신자 20여 명을 체포했다. 이듬해 1월부터는 철거 작업이 시작돼 5월까지 교회 건물이 완전히 철거됐다.
원저우는 중국 남동부 해안의 항구도시로, 19세기 선교사들을 통해 개신교가 전파됐다. 현재 주민 가운데 상당수가 기독교 신앙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오랜 기독교 전통에도 불구하고 독립교회에 대한 당국의 통제는 강화되고 있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저장성 전역에서는 종교시설의 십자가를 철거하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진 싼장교회를 비롯해 1,000~1,500곳 이상의 종교시설에서 십자가가 철거된 것으로 전해진다. 종교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 정부의 종교 통제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계기로 평가한다.
이후 공무원과 미성년자의 교회 출입이 제한됐으며, 대학생들의 교내외 종교활동도 금지됐다. 주일학교와 청소년 캠프가 폐쇄되는 사례도 이어졌다. 교회 내부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되고 예배에 감시 인력이 참여하는 한편, 공무원 신분의 기독교인들은 징계나 강등, 해고 등의 불이익을 받을 위험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 박해를 감시하는 오픈도어(Open Doors)는 중국 공산당이 기독교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신자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에 등록된 개신교회는 삼자애국운동, 가톨릭교회는 중국천주교애국회 산하에서 관리되고 있으며, 등록을 거부하는 교회들은 비공식적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급습과 벌금, 체포, 투옥, 종교자료 압수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한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교회 출석이 금지돼 있으며, 이슬람교나 불교 신자가 많은 지역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들은 정부의 압박뿐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로부터 위협이나 폭력을 당할 위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