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20개국이 혼인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규정하고 낙태를 국제적 권리로 인정하는 데 반대하는 내용의 새로운 헌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서방 정부와 국제기구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사회·윤리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이 가정과 생명 문제를 포함한 정책을 스스로 결정할 주권을 재확인한 것이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hristian Today)가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가정·주권·가치에 관한 아프리카 헌장(The African Charter on Family, Sovereignty and Values)’은 가나 아크라(Accra)에서 열린 회의에서 공식 채택됐다.
헌장은 가정생활과 혼인, 낙태 문제뿐 아니라 국가 자원과 농업, 무역, 국제 협정 참여 등에 관한 원칙을 폭넓게 담고 있다. 헌장 지지자들은 특히 국제 원조와 외교, 조약 체결 과정에서 외부의 압력을 받지 않고 각국이 자국의 법과 정책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윤리 분야에서는 혼인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정의하고 사람을 남성과 여성으로 인정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미출생아보호협회(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Unborn Children·SPUC)에 따르면 헌장 제7조는 낙태를 국제적 권리로 확립하려는 움직임을 거부하고, 낙태가 ‘성 및 재생산 건강’에 관한 국제적 약속에 포함된다는 주장에도 반대한다.
제4조에서는 각국 정부가 가정에 해롭다고 판단되는 법률을 재검토하고 폐지하도록 촉구했다. 매춘을 허용하는 법에 반대하고 성 정체성을 조장하는 정책을 배격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SPUC 최고경영자 존 데이건(John Deighan)은 서방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에 자유주의적 사회 가치를 이식해 왔다고 비판하며 이번 헌장 채택을 환영했다.
데이건은 “너무 오랫동안 왜곡된 서방이 맬서스식 피임과 폭력적 낙태, 현대적 성 표현을 제3세계 국가들에 강요해 왔으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며 “재정적 불이익이 예상됨에도 20개 국가가 이에 맞서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국가가 ‘건전한 도덕적 기풍’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서방도 헌장이 강조하는 ‘생명, 가정, 주권’의 가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전이 결코 낙태 자유화나 전통적 가정 구조의 해체와 동일시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헌장은 사회·윤리적 가치뿐 아니라 경제적 주권에 관한 내용도 담았다. 각국이 토종 종자와 농민 중심의 농업 체계를 보호하고 천연자원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가공되지 않은 원자재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프리카 국가 간 무역 장벽을 낮추는 데 대해서는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제 협정의 협상 과정에는 문제를 제기했다. 아프리카 국가 대표들이 복잡한 국제 협정 문서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갖지 못한 채 협상에 임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일부 조항이 동성 혼인 인정 등을 포함한 자국 헌법상 권리 보호 조항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이번 헌장을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헌장의 채택은 생명과 가정, 성 윤리 등을 둘러싸고 아프리카 국가들과 서방 국가 및 국제기구 사이에서 이어져 온 가치관 충돌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기니 출신 가톨릭 추기경 로베르 사라(Robert Sarah)도 최근 유럽연합(EU)이 아프리카에 서방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려는 것은 신식민주의적 접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