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Photo : ) 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1] 방금 중요한 추천서 하나를 이메일로 보냈다. 고심하며 길게 작성한 추천서였다. 너무 길게 쓰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두 페이지 미만이 좋다. 하지만 그 두 배인 네 페이지나 썼다. 줄이고 또 줄여도 네 페이지 이하로는 불가능이었다. 그만큼 자랑할 내용이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느덧 추천사나 추천서 부탁받는 위치가 되었다.

[2] 아무나 추천할 순 없다.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탁받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다. 추천할 만한 이가 아닐 경우, 참 난감해진다. 인정상 단호하게 거절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유명세가 있는 분들로부터 추천사를 받음으로 자신의 위치를 과시하려는 이들이 분명 있다. 추천하는 이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최고의 추천사를 써주는 이들도 있다. 속이는 자도 문제지만, 속는 이도 문제가 있다.

[3] 추천은 단순한 문서가 아니다. 한 사람의 미래를 향해 자신의 이름과 신뢰를 함께 내어주는 일이다. 그래서 추천서는 글보다 무겁고, 도장보다 책임이 크다. 글로 쓰지만, 결국 인격과 양심으로 서명하는 것이다.
고대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등불을 들고 대낮에 거리를 걸으며 “정직한 사람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신뢰라는 사실을 풍자한 행동이었다.

[4] 유대인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한 랍비가 제자를 지도자로 세우려 하자 사람들이 물었다. “그는 얼마나 많이 배웠습니까?” 랍비는 대답했다. “그가 무엇을 얼마큼 아는지는 나도 안다. 그러나 내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그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지식은 가르칠 수 있지만, 인격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력서와 스펙을 먼저 본다.

[5] 그러나 하나님은 언제나 사람의 중심을 먼저 보신다.사무엘이 장대한 외모의 엘리압을 보고 ‘왕감’이라고 생각했을 때 하나님은 말씀하셨다.“사람은 육안으로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으로 보시느니라”(삼상 16:7).
추천도 마찬가지다.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경력보다 더 중요한 인격과 성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6] 많은 업적보다 더 소중한 것은 작은 약속 하나라도 끝까지 지키는 신실함이다.사람들은 능력 때문에 기회를 얻지만, 인격 때문에 더욱 오래 신뢰받는다.
그래서 추천받기 위해 사람을 찾기보다, 누구나가 다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될 정도로 자신을 다듬고 수양해야 한다. 유명한 사람의 추천서 한 장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지만, 정직한 삶은 평생 사람들의 추천을 받게 만든다.

[7] 잠언은 이렇게 말한다. “많은 재물보다 명예를 택할 것이요 은이나 금보다 은총을 더욱 택할 것이니라”(잠언 22:1).명예는 돈으로 살 수 없고, 신뢰는 권력으로 강요할 수 없다.오직 진실한 삶만이 그것을 만들어 낸다.
사도 바울도 지도자를 세울 때 뛰어난 재능보다 먼저 평판을 보았다.

[8] 또한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딤전 3:7).공동체 내에서뿐 아니라 밖에서도 인정받는 사람이라야 신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오늘날처럼 화려한 포장과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추천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외모에 속을 수도 있고, 탁월한 경력과 의도적인 아첨에 눈이 멀 수도 있다.그러나 시간은 결코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9] 세월이 지나면 모든 게 다 드러난다.
그렇다. 세월은 가장 공정한 심사위원이며, 삶은 가장 정확한 추천서다.
추천서는 한 사람을 인정하고 확인해 주기 위해 존재하지만, 동시에 추천인의 인격을 드러내는 거울이기도 하다.그러므로 추천하는 사람은 신중해야 하고, 추천받는 사람 또한 더욱 정직해야 한다.

[10] 거짓은 잠시 사람을 속일 수 있어도, 진실은 결국 모든 사람 앞에 드러난다.
결국 최고의 추천서는 유명인의 화려한 문장이 아니다. 오랜 세월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살아온 삶이다.나는 오늘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만한 한 사람을 추천했다. 내가 평생 본받고 싶은 최상의 인물이다. 그래서 내 마음 아주 뿌듯하고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