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 기념비.
십계명 기념비. 미국이 건국 25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지금, 공공장소 내 십계명 게시는 단순한 법적 공방을 넘어 미국 사회가 어떤 가치 위에 서야 하는가를 묻는 중대한 질문이 되고 있다 

 

美 테네시주, 공공장소 십계명 게시 논란 재점화... "미국 건국 정신의 뿌리 회복인가"

건국 250주년 앞두고 공립학교 및 법원 내 십계명 게시 움직임 확산... 신앙적 유산과 세속주의의 충돌

미국 건국 250주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의 법과 도덕적 근간이 되어온 성경적 가치를 공공장소에 회복하려는 움직임과 이를 철저한 정교분리로 막아세우려는 세속주의적 반발이 다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 텍사스주에 이어 테네시주에서도 공립학교와 관공서 내 십계명(Ten Commandments) 게시를 둘러싼 법적, 영적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테네시주 의회는 지역 교육위원회들이 공립학교 캠퍼스 내에 십계명 게시 여부를 고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로운 주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2018년 모든 공립학교에 "우리가 믿는 하나님(In God We Trust)" 문구 게시를 의무화했던 법안의 연장선으로, 다음 세대에게 미국의 도덕적, 성경적 기초를 알리기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풀이된다.

러더포드 카운티 법원의 십계명 귀환

이러한 흐름 속에 테네시주 러더포드 카운티(Rutherford County) 법원에 십계명이 다시 걸리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빌 케트론(Bill Ketron) 전 러더포드 카운티 시장(공화당)은 자신의 재임 기간(2018~2022년) 동안 카운티 법원 건물을 지역 역사 박물관으로 지정하고, 미국 건국의 역사적 문서들과 함께 십계명을 다시 게시했다.

그는 "테네시주의 박물관에 있는 모든 전시물은 주법의 보호를 받는다"며 십계명이 미국 법체계의 중대한 역사적 토대임을 강조했다. 현재 법원 205호실에는 십계명과 더불어 미국의 근간을 이룬 다음과 같은 핵심 문서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 미국 독립선언서 (Declaration of Independence)

  • 미국 헌법 권리장전 (Bill of Rights)

  • 마그나 카르타 (Magna Carta) 및 메이플라워 서약 (Mayflower Compact)

과거의 판결과 변화하는 사법부 기류

과거 2002년,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은 이 법원의 십계명 게시가 '종교적 목적'에 불과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당시 연방 법원은 정교분리 원칙을 내세워 철거를 명령했었다. 법원은 1999년 카운티 위원회가 "하나님의 법을 잊은 자들에게 찾아오는 질병을 치유하고 평안을 간구하기 위해" 십계명을 게시했다는 결의안을 근거로, 다분히 종교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최근 법조계의 기류는 크게 변화하고 있다. 미들테네시주립대(MTSU) 자유언론센터의 켄 폴슨(Ken Paulson) 소장은 올해 봄 제5순회항소법원이 텍사스주의 공립학교 교실 십계명 의무 게시 법안에 대해 내린 판결을 언급했다.

"법원은 1791년 권리장전 채택 당시, 그 누구도 이러한(십계명) 게시물을 국교 수립으로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이 테네시주 학교에 직접 적용되지는 않지만, 과거 변호사들의 만류로 조심스러워했던 공직자들에게 주저 없이 나아갈 수 있는 큰 용기를 준 것은 틀림없다."

거세지는 세속주의의 반발과 교회의 영적 과제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거세다. 지역 주민인 원더랜드 로저스(Wonderland Rogers)와 2002년 소송의 원고였던 스티브 케이츠(Steve Cates) 등은 다문화 사회에서 정부가 특정 신앙을 밀어주는 것은 '신정정치(Theocracy)'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비기독교 가정의 아이들이 교실에서 다른 신앙의 상징을 마주해야 하는 것은 미국적 가치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십계명 게시가 단순한 '타 종교 배척'이나 '종교 강요'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오히려 도덕적 상대주의와 가치관의 혼돈이 극에 달한 오늘날, 미국 사회를 지탱해 온 '객관적 진리와 법치주의의 뿌리'를 회복하는 영적 이정표라는 것이다.

미국이 건국 25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지금, 공공장소 내 십계명 게시는 단순한 법적 공방을 넘어 미국 사회가 어떤 가치 위에 서야 하는가를 묻는 중대한 질문이 되고 있다. 성경적 세계관이 도전받는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크리스천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혜롭게 신앙의 유산을 수호하는 동시에 반대하는 이들에게도 그리스도의 온유함으로 다가가야 할 사명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