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세계한인선교대회(KWMC)의 뜨거운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그 바통이 곧바로 다음 세대 선교사들과 젊은 사역자들에게 이어졌다. KWMC 폐회 직후 한인세계선교사회(KWMF)가 주최하는 ‘KWMF 3040 선교사대회’가 같은 날인 21일 오후2시부터 퀸즈한인교회와 본 칼리지에서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단순히 연령대별 모임이나 네트워킹 행사가 아니라, 한인 선교운동의 미래를 실제로 책임져 갈 30·40세대 선교사들과 차세대 리더들을 다시 세우기 위한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세계 선교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선교지 환경이 크게 달라졌고, 비자와 재정 문제부터 현지 정세 변화, 문화적 갈등, 다음세대 단절, 선교사의 정체성 혼란에 이르기까지 선교 현장의 현실적 어려움도 복합적으로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인 선교계 내부에서도 고령화 문제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젊은 선교사들을 어떻게 세우고 지속적으로 연결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3040 선교사대회는 단순한 프로그램 중심의 집회가 아니라, 젊은 선교사들이 다시 복음과 소명의 본질로 돌아가 서로를 격려하고 실제적인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장의 외로움과 영적 탈진, 지속성의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하나님께서 맡기신 선교적 부르심을 확인하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선교사들과 연대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준비됐다.

대회 주제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 변하지 않는 지상 대명령’(The Great Shift & The Great Commission)이다. 대회 측은 기술과 문화, 세대와 선교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복음의 본질과 제자 삼는 사명은 오히려 더욱 강하게 붙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대회 첫날은 오프닝 콘서트 형식으로 문을 열며 젊은 세대 중심의 예배와 찬양으로 시작됐다. 이어 첫날 주제강연은 미주성결신학대학교 이상훈 총장이 맡았다. 이 총장은 말씀을 통해 오늘날 선교와 교회가 처한 현실을 진단하면서도, 동시에 하나님께서 여전히 새로운 세대를 일으키고 계신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성대 이상훈 총장
(Photo : 기독일보) 미성대 이상훈 총장

그는 먼저 젊은 시절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드리고 선교의 길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이미 ‘개척자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총장은 “하나님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은 사람들의 박수와 인정보다 하나님 한 분만 바라보며 외로운 여정을 걸어갔다”며 “어쩌면 여러분도 이미 아무도 가지 않는 불편한 길을 선택한 개척자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선교 환경이 매우 어려운 시대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급변하는 시대와 교회의 위축, 사회적 불신, 탈종교화 현상 속에서 많은 선교사들이 깊은 고민과 부담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현실만으로 선교의 미래를 비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최근 자신이 읽은 ‘2026년 세계 기독교의 10가지 긍정적 흐름(Top 10 Positive Trend in Global Christianity for 2026)’을 소개하며, 특히 Z세대 가운데 나타나고 있는 영적 갈망과 부흥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학 캠퍼스와 교회들 안에서 젊은 세대가 다시 성경을 읽고 예배에 몰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성경 판매 증가와 성경 앱 사용 확대, 복음주의 신앙의 성장 등 다양한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미국 달라스의 워터마크 교회(Watermark Church)를 방문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이상훈 총장은 “매주 화요일마다 20대 청년 2500~3000명이 모여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았다”며 “더 놀라운 것은 숫자가 아니라 그들의 몰입이었다. 청년들이 깊이 말씀에 반응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가 끝나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또 LA 지역 교회와 한국 청년집회 사례도 언급하며, 오늘날 젊은 세대 안에서 ‘조용한 부흥’(Silent Revival)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청년 연합예배에 1만5천 명의 10·20대가 모여 10시간 가까이 예배드린 사례를 언급한 그는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이 시대 젊은이들의 영적 갈망”이라며 “우리는 세속화만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을 찾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고민하는 청년들도 놀랍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부흥을 말하면서 먼저 ‘회개’와 ‘기도’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약에서 회개를 설명하는 단어로 ‘슈브(SHUV)’와 ‘나함(NAHAM)’을 언급하며, “‘회개’는 단순히 행동과 습관을 고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찢고 애통함으로 하나님께 돌아와 삶의 방향 자체를 돌이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성대 이상훈 총장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Photo : 기독일보) 미성대 이상훈 총장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어 하박국의 기도를 들어 “하박국이 구한 부흥은 자신의 일이나 민족적 성공이 아니라, 주님의 일(The Work of the Lord)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었다”며 “진짜 부흥은 우리의 사역과 프로젝트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과 하나님 나라가 다시 왕성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를 통해 선교의 본질을 설명했다. 하나님의 나라는 거대한 성공이나 화려한 결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헌신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 사람의 영혼 가운데 생명의 씨앗이 심기면, 처음에는 작고 연약해 보여도 결국 그 변화가 가정과 공동체, 지역을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며 제자훈련과 공동체 중심의 선교를 강조했다.

이 총장은 미국과 여러 지역에서 경험한 공동체 운동 사례들도 소개했다. 평신도들이 함께 거주하며 삶을 나누고, 식사와 환대를 통해 복음을 전하며, 작은 공동체가 또 다른 공동체를 낳는 방식으로 확장되는 움직임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운동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는 거대한 조직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과 헌신 속에서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강연 말미에 그는 선교의 핵심을 “하나님 사랑(Love God), 이웃 사랑(Love Each Other), 세상 사랑(Love the World)”이라는 세 가지로 정리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공동체 안에서 서로 사랑하며, 그 사랑이 자연스럽게 세상을 향해 흘러가게 되는 것이 선교의 본질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대위임령은 억지로 감당해야 하는 무거운 명령이 아니라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할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삶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은 지금도 새로운 세대를 부르고 계신다”며 “우리의 사명은 거대한 계획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를 보고 그 역사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무리 척박하고 외로운 선교지라도 한 영혼을 붙들고 기도하며 제자를 세워갈 때 하나님의 선교 역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