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유민주당이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차별을 가한 혐의와 관련, 전 BBC 기자 출신 정치인 데이비드 캄파날레(David Campanale)에게 최소 25만 파운드(약 5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영국성공회 신자인 캄파날레는 2022년 1월 런던 서튼 앤 치엄(Sutton and Cheam) 선거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으나, 당은 그 대신 루크 테일러(Luke Taylor)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테일러는 초기 경선에서 3위를 기록했으나, 이후 2024년 총선에서 해당 지역구 의석을 확보했다.

캄파날레를 대리한 Ai Law(아이 로)는 평등법 2010 제10조에 근거해 런던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피고에는 지역·광역·전국 단위 자유민주당 조직이 모두 포함됐다.

런던 왕립법원 소속 알란 존스(Alan Johns) 판사는 지난 4월 손해배상 및 소송 비용 지급을 명령했으며, 자유민주당 측은 반복적인 차별 행위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인정했다.

법원 문서에는 캄파날레의 기독교 신앙과 관련해 직접·간접 차별, 보복 행위, 계약 위반이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i Law의 변호사 알라스데어 헨더슨(Alasdair Henderson)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유민주당이 '보호받아야 할 신념'(protected belief)을 이유로 불법적인 차별을 가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캄파날레가 후보로 선출된 이후 일부 당원들이 그의 종교적 신념을 문제 삼았고, 그는 내부 반발과 개인적 괴롭힘, 후보 자격 박탈 시도에 직면했다"며 "당은 그의 신앙이 조롱과 학대의 대상이 됐음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유민주당 측은 내부 절차 과정에서도 다수의 불법적인 차별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서류에는 현직 의원인 테일러가 여러 차례 "차별 행위의 주요 선동자"로 지목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자유민주당은 방어 문서에서 종교적 신념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후보자에 대해 공천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 당대표 에드 데이비(Ed Davey) 경은 과거 복음주의 신앙 문제로 논란 끝에 사임한 팀 패런(Tim Farron)의 뒤를 이어 당을 이끌고 있다. 패런은 2017년 사임 당시 "진보적 자유주의 정당의 지도자이면서 동시에 성경적 신념에 충실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유민주당은 배상금 외에도 25만 파운드가 넘는 소송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기독교 단체 자유민주기독교포럼(Liberal Democrat Christian Forum)은 해당 사건을 평등 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 규정하고, 평등인권위원회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당 지도부가 괴롭힘과 차별 증거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며 "당내 기독교인 차별 사례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에드 데이비 대표 측은 2022년 당시 제기된 내부 의혹을 조사했으나, 일부 지역 당 관계자는 이를 "근거 없고 왜곡된 주장"으로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캄파날레는 "에드 데이비 경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으며, 그의 지역구 당 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며 "그는 당내 불관용을 비판해 왔지만, 정작 자신의 지역에서는 차별을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법 위반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캄파날레는 법률팀과 지지자들, 특히 사이먼 휴즈(Simon Hughes)와 시민단체 시티즌고(CitizenGO)를 통해 소송 비용을 지원한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 승리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모든 정당이 기독교가 영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기반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Law의 톰 엘리스(Tom Ellis) 변호사는 "기독교인들이 공공 영역에서 점점 더 많은 차별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에는 논란이 되지 않던 신념들이 이제는 강한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며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이는 세속화된 사회에서 신념 표현의 자유와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