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북한자유주간의 주요 일정으로 29일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 캐논 하우스 오피스 빌딩에서 '국제 원코리아 포럼: 캐피톨 정책포럼'(International Forum on One Korea: Capitol Policy Forum)이 열렸다.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 정책의 최종 목표'(Free and Unified Korea Policy Endgame)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는 북한 인권과 북핵 문제의 근본 해법을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에서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발표자들은 북한 정권이 내세우는 이른바 ‘적대적 두 국가론’이 한민족 공동체성과 통일의 당위성을 부정하는 반통일적 노선이라고 보고, 이에 맞설 대안은 분단의 관리가 아니라 ‘원코리아’ 비전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논의는 북한 핵 문제를 안보 현안으로만 다루는 접근의 한계를 지적하고,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외부 정보 유입, 한미동맹의 가치 기반, 한국 시민사회의 통일운동을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모아졌다.

포럼은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 정책의 최종 목표’(Free and Unified Korea Policy Endgame)를 주제로 열렸으며, 글로벌피스재단(Global Peace Foundation),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Action for Korea United), 디펜스포럼재단(Defense Forum Foundation), 한미통일연합(Alliance for Korea United, USA), 원코리아재단(One Korea Foundation)이 공동 주최했다.

북핵과 인권은 “동전의 양면”

첫 번째 세션은 북한자유주간에 참여한 탈북민 대표단이 맡아 진행했다.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을 위한 탈북민의 목소리’를 주제로 열린 이 세션에서는 수잔 솔티 디펜스포럼재단 대표가 사회를 맡고, 허강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김지영 자유북한방송 대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김가영 방송인 겸 안보강사가 패널로 나섰다. 이들은 북한 내부에서 직접 경험한 체제의 실상과 주민 통제, 정보 차단, 인권 유린의 현실을 증언하며, 자유통일 논의에서 탈북민들의 목소리가 핵심 증언이자 정책적 근거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두 번째 세션은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을 위한 한미동맹’을 주제로 진행됐다. 올리비아 이노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사회를 맡고, 제임스 P. 플린 글로벌피스재단 국제회장, 케네스 배 목사, 이현승 글로벌피스재단 북한 이니셔티브 수석전략가, 유남식 한미통일연합 USA 청년프로그램 디렉터가 패널로 참여했다.

이노스 연구원은 세션을 열며 한미동맹을 군사·안보 협력으로만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워싱턴과 서울을 묶는 힘은 북한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뿐 아니라 자유, 인권, 민주주의라는 공유 가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노스 연구원은 북한의 핵 개발과 인권 유린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 정권이 주민 통제와 강제노동, 정치적 억압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고, 그 구조 속에서 핵·미사일 프로그램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북정책이 안보와 인권을 분리해 다루는 방식에서 벗어나, 두 문제를 함께 다루는 포괄적 접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P. 플린 회장도 같은 문제의식을 이어갔다. 그는 한반도 분단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남아 있는 가장 중대한 미해결 과제 중 하나로 규정하고, 분단이 핵 위협과 체계적 인권 유린, 지역 불안정을 동시에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플린 회장은 북한 문제가 단순한 지정학적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북한 주민 2,600만 명이 기본적 자유와 인간 존엄을 박탈당한 현실이 모든 전략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정책 담론이 억지, 군비통제, 이른바 ‘차가운 평화’에 머무르는 경향을 비판하며, 이는 해결이 아니라 분단 현실에 적응하는 것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통일을 흡수나 붕괴의 결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자유와 인간 존엄, 공유된 정체성 위에 세워지는 새로운 국가 건설로 통일을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플린 회장은 이 비전이 있을 때 통일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시민을 움직이고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 공동의 목표가 된다고 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통일을 포기하고, 한국 내 일부 정책 흐름도 두 국가 현실을 정상화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플린 회장은 이런 흐름이 분단을 영구화할 수 있다며,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을 명확한 정책 목표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 없는 평화는 평화가 아니다”

케네스 배 목사는 북한 내부의 경제난과 정보 차단, 국경 통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최근 북한 내부에서는 환율과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주민들의 탈출 통로도 사실상 막혀 있다고 설명했다.

배 목사는 국경 봉쇄와 밀수 차단, 외부 정보 유입 축소가 주민들을 더욱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키우는 사이 주민들은 생존의 위기에 놓여 있다며, 대북 정보 유입은 단순한 정치적 수단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인식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통로라고 했다.

그는 VOA와 RFA 등 대북 방송이 위축되는 상황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정부나 특정 국가의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 차원의 지속 가능한 정보 유입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 목사는 한국 정부와 사회 안에서 남북을 사실상 별도 국가로 굳히려는 흐름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분단 상태를 평화로 포장하더라도 북한 주민 2,600만 명이 자유와 인권 밖에 남겨진다면 그것은 진정한 평화가 될 수 없다는 취지다.

이어 발표에 나선 이현승 전략가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그동안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관리하는 데 머물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 정권에 핵무기는 단순한 협상 카드가 아니라 체제 생존 수단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이를 쉽게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군비통제 논의가 현실적 대안처럼 제시되지만, 북한 같은 폐쇄 체제에서는 검증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군비통제 합의가 성립하려면 신뢰와 투명성이 전제돼야 하는데, 북한은 그런 수준의 접근과 사찰을 허용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전략가는 대북정책의 중심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행동 변화를 기다리는 데서 멈출 것이 아니라, 정권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진실을 알 수 있도록 정보 유입을 확대하고, 정교한 금융 압박을 가하며, 인권 문제를 주변 의제가 아닌 안보 의제의 중심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비통제나 비핵화 협상이 일시적 긴장 완화 효과를 줄 수는 있어도 한반도 문제의 근본 해법은 될 수 없다고 했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통일 한국만이 북한의 핵 위협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북한 주민들을 억압에서 해방시키며, 신뢰 가능한 사회를 세울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두번째 세션 마지막 발제에 나선 유남식 디렉터는 한인 디아스포라와 청년세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1919년 3·1운동 당시 미국 내 한인들이 제1차 한인회의를 열고 한국의 자결권을 세계에 알렸던 역사를 언급하며, 오늘의 한인 디아스포라 역시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을 위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유 디렉터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까지 위협하는 국제 안보 문제인 동시에, 북한 주민 2,500만 명 이상이 정치범수용소, 이동의 자유 제한, 표현의 자유 제한, 정보 접근 차단 속에 살아가는 인도주의 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이 단순한 정치 의제가 아니라 분단된 민족을 치유하고 북한 주민들을 인권 유린에서 해방시키는 도덕적 과제라고 했다. 또 현재 한미통일연합 USA에서 ‘코리안 드림 캠퍼스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며, 스탠퍼드, UC버클리, UCLA, 에모리, 컬럼비아, 뉴욕대, 워싱턴대 등 여러 대학에서 청년들이 한반도 문제를 자기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 디렉터는 이 운동이 단순한 행사 개최가 아니라 청년 주도의 전국적 연대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했다. 법학, 정책, 인권, 국제관계, 아시아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생들이 자유통일 한국을 위한 미래 리더로 세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버트 조셉 “인권을 뒤로 미룬 대북정책은 실패”

오찬 세션에서는 로버트 조셉 전 국무차관이 기조연설에 나섰다. 이날 전체 논의 가운데 가장 무게 있게 제시된 메시지 중 하나는 조셉 전 차관의 발언이었다.

조셉 전 차관은 한반도의 인위적 분단이 1945년 이후 미국의 국가안보에도 지속적인 위협을 만들어 왔다며,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이 북한의 안보 위협과 대규모 인권범죄를 끝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중요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정책 문서에서 통일을 전략적 최종 목표로 공식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핵화는 중요한 과제지만, 그 자체가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으며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이라는 더 큰 전략 틀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셉 전 차관은 자신이 과거 정부에서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당시 미국 정책이 북한 인권 문제를 핵 문제 뒤로 미뤘던 점을 실패로 평가했다. 그는 비핵화와 핵 프로그램 축소에 집중하느라 인권 문제를 협상장 밖에 세워둔 것과 같았다며, 인권을 나중에 다루자는 방식은 근본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 개발과 인권 유린이 같은 체제 구조에서 나오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은 단순한 국내 문제가 아니라 정권 유지의 방식이며, 그 정권 유지 구조가 핵·미사일 개발과도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핵 해법 역시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문제를 외면한 채 설계될 수 없다는 것이 조셉 전 차관의 설명이다.

조셉 전 차관은 통일을 향한 사전 준비도 강조했다. 급변사태, 대량살상무기 관리, 인도주의 대응, 통일 이후 재건과 투자 체계까지 포함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통일을 이상적 구호로만 말할 것이 아니라, 실제 정책과 제도, 국제협력의 차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북한과의 군비통제 협상에 강한 회의론을 보였다.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협상에 들어가면 제재 완화와 자원 제공, 국제적 정당성 부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북한 정권이 합의를 지킬 것이라는 신뢰를 갖기 어렵고, 검증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런 협상은 북한의 핵 태세를 계속 강화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인택 의장 “두 국가론 거부하고 하나의 통일국가 요구해야”

이어 특별 발표에 나선 서인택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공동상임의장은 이날 포럼의 ‘원코리아’ 메시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30여 년간의 대북정책이 제재와 협상을 오가는 순환에 머물렀고, 북한 정권은 그 사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했다고 비판했다.

서 의장은 북한 정권에 핵무기는 체제 생존의 보장 장치라며, 분단 구조를 그대로 둔 채 핵 포기를 설득하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병의 증상만 다룰 것이 아니라 병 자체를 치료해야 한다는 취지로, 북한 문제의 근본 원인은 분단과 자유의 부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의 비전으로 ‘코리안 드림’을 제시했다. 미국의 건국 이념이 인간의 천부적 권리를 바탕으로 한 ‘아메리칸 드림’을 만들었듯, 한국에는 홍익인간 정신에 뿌리를 둔 ‘코리안 드림’이 있다는 것이다. 서 의장은 이 비전이 이념과 정파를 넘어 한민족을 하나의 공동 목표로 묶고, 북한 주민을 정복 대상이 아니라 같은 운명을 공유하는 형제자매로 바라보게 하는 통일의 정신적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장은 북한이 통일 목표를 공식적으로 포기하고 ‘두 국가’ 노선을 내세운 상황을 중대한 도전으로 봤다. 그는 어떤 형태의 두 국가론도 거부하고 하나의 통일국가를 요구해야 한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이는 이날 포럼 전체를 관통한 문제의식이기도 했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분단을 영구화하고 북한 주민을 자유와 인권 밖에 남겨두는 반통일 노선이며, 이에 맞서는 해법은 ‘원코리아, 원패밀리’의 비전이라는 것이다.

서 의장은 통일은 정부 간 협상만으로 이룰 수 없고, 시민사회가 주도하고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전달하는 운동을 통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시민사회가 통일운동의 주체가 돼야 하며,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 과정을 지원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주민들에게 더 나은 미래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다면 정권의 통제는 생각보다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분노나 체제 붕괴론만으로는 변화 이후의 혼란을 막을 수 없으며, 변화 이전에 무엇을 세울 것인지에 대한 통합된 비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 의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전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 주도의 대북 방송과 정보 유입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시민사회가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으며, 민간 차원의 기금 조성과 기술 활용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세계의 현실과 자유통일의 비전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부를 향해서도 첫째, 통일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을 것. 둘째, 현상 유지 관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이라는 전략 틀로 전환할 것. 셋째, 한국인이 주도하는 통일 과정과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전달하는 기술 협력에 동참할 것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