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성공회(Church of England)가 심화되는 내부 갈등 속에서 그 존속 자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는 "성공회 공동체의 미래에 대해 지속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다"며 "교회가 직면한 구조적·신학적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교단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를 역임한 윌리엄스는 최근 클러리컬 위스퍼스(Clerical Whispers)와의 인터뷰에서 "성공회 공동체가 과연 존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우려를 넘어, 오늘날 세계성공회가 겪고 있는 깊은 균열을 반영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한 오는 3월 25일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열리는 사라 멀럴리 캔터베리 대주교의 공식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윌리엄스는 그 이유에 대해 "과거의 그림자로 남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윌리엄스는 재임 시절을 회고하며 대주교직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여성 사제 서품과 동성애 관련 문제는 여전히 성공회 내부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 요소로 남아 있다.
그는 "영국 내에서는 여성 사제 서품 논쟁이 일정 부분 완화됐다"면서도 "성별과 성 정체성 문제는 여전히 전 세계 성공회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핵심 이슈"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멀럴리 대주교는 여성 서품과 동성 커플 축복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왔으며, 이는 보수 진영과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 영국성공회 총회가 동성 커플을 위한 별도의 축복식 도입 계획을 철회한 결정 역시 이러한 내부 갈등의 단면을 보여준다. 교단은 다양한 신학적 입장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오히려 분열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윌리엄스는 "이러한 갈등이 단지 교회 내부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오늘날 교회가 겪는 분열이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와 깊이 연결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급격한 사회 변화와 환경 위기, 그리고 개인이 느끼는 통제력 상실이 교회 내 갈등의 배경이 되고 있다"며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불안과 무력감이 교회 안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가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감각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멀럴리 대주교의 임명에 대해 세계 성공회 내부에서도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적 성공회 연합체인 GAFCON(세계 성공회 미래 회의, 가프콘)은 그녀의 지도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가프콘 지도부는 캔터베리 대주교직이 더 이상 전 세계 성공회를 대표하는 신뢰할 수 있는 영적 중심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기존 권위 구조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2023년 키갈리 서약을 통해 캔터베리 대주교를 '친교의 도구'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