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이오밍주가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된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률을 공포하면서, 이 같은 법안을 시행하는 다섯 번째 주가 됐다.

공화당 소속 마크 고든(Mark Gordon) 주지사는 이번 주 하원법안 126호에 서명했다. 앞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와이오밍주 하원은 지난달 51대 7로, 상원은 27대 4의 압도적인 표 차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표는 대부분 공화당에서, 반대표는 주로 민주당에서 나왔으나, 양원에서 각각 공화당 의원 2명도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법안 서명은 와이오밍주 대법원이 지난 1월 주 헌법 제1조 38항, 즉 주민에게 스스로 건강 관리 결정을 내릴 권리를 보장하는 조항을 근거로 기존의 거의 전면적인 낙태 금지법을 위헌으로 판결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하원법안 126호가 법원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1월 판결에서 법원이 낙태로 인해 소멸될 생명을 보호하는 데 주정부가 이해관계를 가진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원법안 126호는 법을 위반한 의사에게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최대 1만 달러의 벌금형, 그리고 전문 자격증 박탈 처분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낙태 시술 전 태아 초음파 영상을 환자에게 볼 기회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으며, 미성년자의 경우 최소 48시간 전 부모에게 통지하고 미성년자 본인과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했다. 부모 동의 조항의 예외는 법원의 판단에 따른다. 

낙태 반대 단체 전국생명권옹호권의 캐럴 토비아스 회장은 "이번 조치는 태아의 인간성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산모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법을 어떻게 제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국적인 논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심장박동 기준 법안을 시행 중인 주는 플로리다, 조지아, 아이오와, 사우스캐롤라이나이며, 와이오밍이 다섯 번째로 합류하게 됐다. 한편 앨라배마, 텍사스 등 12개 주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임신 전 기간 동안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시행 중이며, 나머지 29개 주는 생명 보호 관련 규정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번 법안은 미국 대법원이 2022년 돕스 대 잭슨 판결에서 헌법상 낙태권이 없다고 판결한 이후 각 주 차원에서 이어지고 있는 생명 존중 입법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