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가 종교 개혁할 때, 그의 소원 중 하나는 모든 크리스천들이 자기의 성경을 소유하여 그 성경을 날마다 읽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가톨릭 교회는 성경번역을 엄격히 금지하였으며 사어[死語]였던 라틴어 성경만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예배 때 사제들은 라틴어 성경을 읽고 라틴어로 설교했으니 성도들은 전혀 성경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개인이 원하면 성경을 개인적으로 소유할 수 있었으나, 그 가격이 엄청나서 보통 사람들은 엄두를 못 냈습니다.

종교개혁을 전후하여 자국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일이 시작되었고, 때맞추어 발명된 인쇄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소유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 때부터 일반 성도들이 성경을 읽기 시작했으며, 하나님 말씀에 대한 무지에서 탈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종교개혁 이전 시대의 성도들에 비하면 성경보유에 관한 한 우리는 참으로 복된 사람들입니다.

금년에 모든 성도들이 한번 이상씩 성경을 읽자는 취지로 '성경 500독 릴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500이라는 숫자는 모든 성인과 아이들이 일독해야 달성되는, 상당히 높은 목표입니다. 한 달 남겨둔 시점에서 100독밖에 안되었다는 것은 참담한 실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부지런히 읽는다 해도 연말까지 200독 내지는 250독에 그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얻은 것이 많고 깨달은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성경읽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매일 30분만 투자하면 능히 1년에 일독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금년에 4독을 목표했습니다. 3개월에 한 번씩 읽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겨우 11월에 일독을 끝냈습니다. 우리가 시간이 없어서 성경 일독을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쁘다고 하면서도 신문을 읽는데, TV나 비디오를 시청하는데 매일 한 두 시간을 사용합니다. 또 다른 취미생활에 많은 시간을 사용합니다. 금년에 3독, 4독하신 분들이 계시는데, 이분들을 통해 성경읽기는 우선순위의 문제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성경읽기는 시간사용의 우선순위, 삶의 우선순위, 하루의 우선순위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