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구호기관 '에이드투더처치인니드'(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는 최근 '2025 세계 종교 자유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1억 명이 24개국에서 어느 정도의 종교 박해를 겪고 있으며, 3분의 2에 달하는 약 54억 명은 심각한 종교 자유 침해가 발생하는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에 정의한 두 가지 박해 범주를 인용했다. 하나는 신자와 교회에 대한 직접적 공격을 의미하는 '명시적 박해'이며, 다른 하나는 법적·문화적·국제적 압력과 같은 미묘한 형태의 '정중한 박해'다. ACN은 특히 서방국가들의 책임감 부족을 지적하며, 기독교인에 대한 적대 행위가 다른 증오 범죄와 달리 충분히 대응되지 않는 현실을 문제로 꼽았다.
보고서는 유럽·중앙아시아·북미 57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지역 안보기구인 유럽안보협력기구(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이하 OSCE) 관할 지역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기독교인을 겨냥한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참여국이 문제의 심각성을 정량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는 신고 부족 현상이 두드러졌다. 2023년 이후 기독교인 혐오 사건을 공식적으로 보고한 국가는 핀란드뿐이었다. 또한 교회와 기독교 관련 장소에 대한 훼손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가 그에 대한 공식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기독교인과 예배 장소에 대한 공격이 훨씬 더 빈번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시민사회 단체들을 통해 드러났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는 2024년에 교회 자산을 대상으로 한 사건을 56건 기록했으며, 2025년 상반기에만 19건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5년 5월 펜실베이니아에서 발생한 교회 제단 폭발 사건과 2024년 매사추세츠·애리조나·플로리다에서 발생한 다수의 방화 사건이 있다.
유럽 국가들도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프랑스에서는 2023년 한 해 동안 1,000건의 반기독교 사건이 발생했고, 그리스에서는 600건의 교회 기물 파손 사건이 보고됐다. 캐나다에서는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24개의 교회 건물이 방화 피해를 입었다. 또한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크로아티아에서도 예배 장소 훼손, 성직자 폭행, 예배 중단 등 이념적 적대감과 반종교적 극단주의에 의해 촉발된 사건들이 급증했다.
보고서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 OSCE 일부 지역에서 종교적·윤리적 이유로 한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투옥됐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종교단체들은 예배·표현·법적 평등에 대한 체계적인 제한에 직면해 있으며, 벨기에와 같은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은 신앙 기반 기관에 낙태나 조력 자살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법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벨기에에서 종교 지도자들이 여성 서품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전통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호해 왔지만, 최근에는 우려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일부 주에서는 신앙 기반 의료 제공자가 자신의 신념과 상충되는 서비스를 하도록 요구받고 있으며, 낙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톨릭 병원이 압수된 사례도 있었다. 또한 인권단체와 가톨릭 주교들은 호주의 나우루 해상 구금센터의 비인도적 환경을 규탄했다. 2024년 11월 기준 나우루에는 100명 이상이 억류돼 있었는데,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다.
태평양 지역에서는 뉴질랜드와 동티모르가 강력한 종교 자유 보호를 유지하고 있지만,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종교의 공적 역할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2024년 2월 발생한 치명적인 폭동 이후 제임스 마라페(James Marape) 총리는 기독교 국가 정체성을 강조했고, 의회는 국가를 기독교 국가로 선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종교 지도자들은 이 같은 조치가 문화적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4년 9월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 존엄성 존중을 촉구하며, 마녀사냥과 관련된 학대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규탄한 바 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종교의 정치화와 외부 영향의 증가는 국가 내 종교 자유와 다원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