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병오년 새해에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미주지역과 온누리에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맞이는 붓으로 하얀 여백 위에 그려질 한 편의 그림을 상상하며 느끼는 기쁨이 있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새 마음과 굳센 결기로 첫 날을 시작하여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은 하나님의 시간은 우리 모두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지배하는, 영원으로 이어지는 시간입니다.
새해에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우리 모두가 생애의 축소판 같은 하루의 시간을 하나님의 뜻과 영광으로 채워 나가 온전함에 이르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내딛는 작은 걸음마다 주의 영광을 향한 향기가 배어나게 하시고, 우리의 삶이 주님의 손길로 빚어지는 한 편의 아름다운 여정이기를 소망합니다.
2026년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다시 희망을 노래합니다. 이는 시편 기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주님을 찬양하면서 부를 “새 노래”(시 33:3)에 담긴 희망입니다. 그 희망이 결기로, 그 결기가 성취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다시 내년이라는 시간의 새 마디에 희망을 걸어야 합니다. 그러나 내일과 내년은 언제나 올 것 같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단할 수 없는 내일과 내년에 기대기보다 생애의 축소판 같은 오늘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현재를 사는 것이 지혜입니다.
새해는 어느 공동체보다도 교회는 큰 도전과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요구합니다. 격량의 현시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도전에 맞서 교회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추구하기보다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소유지향적 기관이 아닌 관계지향적 공동체로, 세속적 가치질서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공동체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물리적 공간에서만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하나님의 현존을 경험할 수 있는 영적 공동체로 나아가야 합니다. 개교회주의를 넘어서 공동체적 연대와 결속으로 우리 사회를 섬기고 환대를 베푸는 데에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환대는 본질상 “진노의 자녀”(엡 2:3)였던 우리를 변화시켰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 환대의 통로가 되어 하나님은 이 땅에서 그 나라를 일구어 가기를 소망하십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초입에 서 있는 지금, 우리는 기술이 단순히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고와 창의성을 확장하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명의 진보가 가속화하더라도 영혼의 허기를 메울 수는 없습니다. 그 빈자리는 하나님만이 메우실 영역입니다. 바로 그 공백을 하나님의 말씀과 현존으로 채우는 일, 이것이 하나님이 이 땅에 우리를 보내시고 교회를 세우신 이유입니다. 이 사명을 따라 천상의 지혜와 묵시적 비전으로 새해를 살아가실 기독일보 독자들의 앞날에 평안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