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성경 앱 '유버전(YouVersion)'이 오는 2025년 11월, 10억 번째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운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가 전했다.
유버전은 미국 오클라호마의 복음주의 교회인 라이프처치(Life.Church) 소속 바비 그루엔월드(Bobby Gruenewald)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그는 2006년 10월 시카고 오헤어 공항 보안 검색대 줄에 서 있다가 '기술을 통해 성경을 더 많이 읽는 방법'을 고민하다 유버전의 발상을 떠올렸다.
당시 그는 자동차 부품 판매 웹사이트를 개발 중이었으며, 즉시 'YouVersion.com' 도메인을 등록해 웹사이트를 제작했다. 초기 과제는 성경 텍스트의 사용 허가를 받는 일이었는데, 미국의 복음주의 기업 '하비라비(Hobby Lobby)'의 마트 그린(Mart Green)이 이를 지원하면서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2007년 9월, 유버전은 웹사이트 형태로 처음 공개되어 온라인에서 성경을 읽고 주석을 달 수 있도록 했다. 첫 3개월 동안 2만 명이 방문했지만, 지속적인 사용자는 많지 않았다.
유버전은 처음에 블랙베리 기기용 앱으로 등장했다. 2007년 애플이 첫 아이폰을 출시했을 당시에는 앱스토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2008년 초 스티브 잡스가 앱 개발자 도구(SDK) 를 공개하면서 모바일 앱 생태계가 열렸다.
이에 맞춰 유버전은 2008년 7월 10일, 애플 앱스토어 개장 첫날 공식 앱으로 출시됐다. 전 세계 최초의 200개 모바일 앱 중 하나였으며, 한동안 유일한 성경 앱이었다. 영어와 스페인어 성경 15종으로 시작한 유버전은 출시 주말 동안 8만 3천 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유버전은 다양한 언어와 성경 번역본을 추가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1년에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의 디지털 성경 도서관(DBL)과 협력하면서 텍스트 라이선스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경 버전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게 됐다.
2013년 7월 다운로드 1억 건을 돌파했고, 2014년에는 커뮤니티 기능과 소셜 연동을 도입했다. 같은 해 700개 언어로 1,000개 이상의 성경 버전을 제공하게 됐으며, 2015년 12월에는 2억 건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다국어 지원 확장은 유버전의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미션어시스트(MissionAssist) 자원봉사자들이 여러 기관과 협력해 성경을 디지털화하면서 더 많은 언어권 사용자들이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2021년 말 유버전은 5억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당시 블로그에 "언젠가 10억 명이 유버전을 설치하는 날을 상상한다"고 적었다. 그리고 2025년, 그 비전이 실현됐다.
물론 다운로드 수는 실제 사용자 수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일부는 여러 기기에 중복 설치했거나, 삭제 후 재설치했을 수 있다. 그러나 10억 다운로드는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전례 없는 기록으로, 기독교 앱은 물론 전 세계 앱 시장에서도 놀라운 성과다.
현재 유버전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성경 앱이자,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기독교 앱이다.
유버전은 현재 2,300개 이상의 언어와 방언으로 성경(전서 또는 일부)을 제공하고 있으며, 총 3,500개 이상의 텍스트 및 오디오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2,200개 이상은 오디오 버전이다.
앱 인터페이스는 70개 언어를 지원하며, 매일 '오늘의 말씀(Verse for the Day)' 기능과 수천 개의 묵상·읽기 계획을 제공한다. 유버전은 모든 앱스토어에서 'YouVersion' 또는 'The Bible App' 이름으로 다운로드 가능하며, 웹사이트(https://bible.com)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유버전 본사는 미국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에 있으며, 200명 이상의 정규직 직원과 3,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일하고 있다. 광고 없이 운영되며, 전 세계 후원자들의 기부로 유지된다.
2025년은 유버전 역사상 가장 큰 성장을 기록한 해로, 11월 17일에 라이프처치에서 기념 행사가 열린다. 행사는 생중계로 송출되며, 아마존 프라임은 11월을 '성경의 달(Bible Month)'로 지정하고 주요 랜드마크들이 기념 조명에 들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