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트렌드 2026」이 최근 발간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기아대책이 함께한 이번 보고서는 변화하는 사회와 목회 환경 속에서 교회가 직면할 10가지 주제를 제시했다. 한국교회 트렌드 시리즈 네 번째 책에 해당하는 「트렌드 2026」은 AI와 목회 소형교회 합리적 청빙 등 한국교회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들을 10가지 키워드로 담았다. 본지는 이를 세 차례에 걸쳐 보다 상세히 소개하며, 이번에는 앞선 두 편에 이어 7~10번째 키워드를 소개한다.
7. 서로 돌봄 공동체: "신앙 초기, 조용한 성도, 남성이 주로 돌봄 사각지대"
일곱 번째 키워드 '서로 돌봄 공동체'는 한국사회 전반에 드리운 고립과 소외 문제를 다룬다. 고령화와 저출산, 가족 해체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돌봄은 더 이상 가족만의 책임이 아니다. 교회 역시 관계 공동체로서 새로운 돌봄 방식을 실천해야 한다. 단순한 '무엇을 해주는 봉사'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그리고 서로 돌볼 것인가'를 묻는 공동체적 전환이 요청된다. 돌봄이 본질적으로 관계 속에 이뤄지는 실천이라면, 그 자체가 관계 공동체인 교회는 돌봄에 더 특별한 책임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신앙 수준이 초기 단계이거나 조용한 성도, 남성 성도들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도 혼자 울지 않는 교회'라는 지방의 한 교회처럼 표어나 슬로건도 성도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 전문 돌봄 사역자 양성도 요청된다. 아울러 '자신을 돌보는 방법' '공감과 경청의 기술' 등 돌봄 교육 과정도 개설할 필요가 있다. 담당자들의 번아웃을 예방하기 위한 '돌보는 자를 위한 돌봄', 특히 목회자를 돌보는 체계적인 방안도 요구된다(저자 김수영 평택대학교 피어선전문대학원 교수).
8. 유리천장 여성 교역자: "임신 출산 육아 후 복귀 위한 제도적 지원"
여덟 번째 주제는 '유리천장 여성 교역자'다. 교회 안에서 여전히 여성 교역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 같은 조건을 갖춘 여성 교역자가 전도사에 머무는 동안 남성 동료는 빠르게 담임목회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교회는 여성의 설교를 제한하며, 그 이유를 '부드럽지만 중심이 없다'는 식으로 정당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여성 안수를 허용하는 교단에서는 여성 교역자의 역할이 활발하게 늘고 있다. 내부 차별 구조를 직면하는 것이 신앙의 진정성을 묻는 출발점이라는 지적이 담겼다.
석사 학위 이상의 학력과 전문성을 갖춘 경우에도 파트타임 부교역자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 교역자로서 능숙하게 직분을 수행하기 위해 임신 출산 육아 및 사역 현장 복귀와 관련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글로컬현장교육원은 '여성 교역자 사역 잇기' 프로그램으로 공백에 놓인 이들의 지원을 시도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나아가 '모성보호법'과 '육아휴직제도'를 결의한 바 있다. 대전 성남교회는 여성 장로 10명을 한번에 세웠는데, 교인을 설득하고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한 사례다(저자 김은정 예장통합 전국여교역자연합회 사무총장).
9. 헌금 패러다임 쉬프트: "지출이 투명할수록 헌금이 늘어나는 역설"
아홉 번째 키워드 '헌금 패러다임 쉬프트'는 한국교회의 재정 환경 변화를 다룬다. 헌금은 영적 신학적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교회 유지와 성도 교육 전도 및 선교 등 아웃리치 사역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교세 축소와 고령화 경기 침체 속에서 헌금 방식과 인식이 변하고 있다. 과거 교회 성장의 재정적 기반이었던 헌금은 이제 다른 형태와 패턴으로 이동 중이다. 새로운 헌금 문화가 목회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교회는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과거에 십일조와 감사헌금이 운영의 근간이 됐다면, 최근에는 비정기적이고 '선택적 헌금' 비율이 증가하며 '가치 소비'에 익숙한 젊은 층일수록 이런 추세는 두드러졌다.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헌금의 사회적 신앙적 가치를 전달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며, 이를 위해선 '재정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 헌금을 지출하는 시스템이 투명할수록 헌금이 더 모인다는 역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저자 허준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무처장).
10. 이주민 선교: "이주민에겐 더 이상 교회가 유일하지 않아"
열 번째 '이주민 선교'는 다문화 사회로 전환한 한국에서 교회의 새로운 책임을 제시한다. 이주민은 더 이상 교회를 유일한 도움처로 의존하지 않는다. 국가와 시민단체 자체 커뮤니티가 지원의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목회자들은 이주민 사역을 여전히 우선적 선교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교회가 성경적 환대와 포용을 바탕으로 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다문화 전문 부처를 세우고 사역자를 양성하는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하며, 교단 간 지역교회 간 선교단체 간 연합과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지자체와 협력해 다문화 가족지원센터나 한국어교실 등 사회봉사형 사역은 교회의 공공성을 높여준다.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이 동반된 역파송 전략과 이주민 2세·다문화 청년을 향한 사역도 강화하자(저자 문창선 산소망교회 담임, 위디국제선교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