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25% '관계·건강 위기' 경험
선교지 적응 걸림돌, 기후·언어·의료시설
66% "노후 준비 X"... 일반 국민의 3배 

해외 한인 여성 선교사들이 남성보다 관계·건강·정신적 어려움 등 전반적으로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넘버즈 302호>는 미국 AEU 미성대가 실시한 '해외 한인선교사 위기와 돌봄에 대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선교사들의 위기 경험과 돌봄 체계의 공백, 그리고 정신·영적 건강 문제를 집중 분석했다. 연구소는 "선교사의 돌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한국교회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최근 3년간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겪은 위기를 묻자 '심각한 관계 갈등'(25%)과 '건강상의 위기'(24%)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성 선교사가 남성보다 '관계·건강·가족 영역'에서 더 높은 비율로 위기를 경험한 반면, 남성 선교사는 '자연재해'와 '위기 없음'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현지 적응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론 '기후/환경'(38%), '언어'(35%), '의료시설'(30%)이 꼽혔다. 장기 체류에 필요한 도움은 응답자의 절반 이상(59%)이 "스스로 해결했다"고 했으며, 이어 가족·지인(42%), 현지인 동역자(23%)의 도움을 받았고,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이들도 10%에 달했다.

장기 체류를 위한 도움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 44%, '보통' 41%, '불만족' 15%로 나타났다. 남성 선교사는 56%, 여성은 25%만 만족으로 응답해 성별 차이가 뚜렷했다.   

정신 건강과 관련해 '무기력'을 경험한 선교사가 3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불안, 수면장애, 우울, 대인 기피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여성 선교사들의 응답률이 남성보다 모든 영역에서 높았다. 연구소는 "여성 선교사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돌봄과 지원 체계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육체적 건강의 어려움으로는 절반 이상(53%)이 체력 저하와 노화를 꼽았으며, 현지 풍토병(14%), 외상·사고(8%)가 뒤를 이었다.

영적 상태에 대한 질문에 전체 선교사의 59%가 '건강하다'고 답했지만, 사역 10~19년차 선교사들에서는 건강 비율이 47%로 가장 낮았고 20년 이상 선교사들에서는 오히려 76%로 높았다. 또한 최근 1년 내 영적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79%에 달했으며, 주요 어려움으로는 '기도생활 약화'(40%), '말씀 묵상 시간 감소'(34%), '사역 탈진감'(33%)이 꼽혔다.

▲선교지 장기 체류를 위해 필요한 교육이나 훈련(선교사, 중복응답, 상위 7개, %) 설문 결과. ⓒ목회데이터연구소
▲선교지 장기 체류를 위해 필요한 교육이나 훈련(선교사, 중복응답, 상위 7개, %) 설문 결과. ⓒ목회데이터연구소 

영적 어려움 속에서 도움의 출처는 '개인 기도와 묵상'(74%)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가족·지인(39%), 동료 선교사(30%) 순으로 나타났다. 필요한 돌봄 방식으로는 '선교사 대상 리트릿/수련회'(52%), '영적 멘토링/상담 프로그램'(47%), '선교사 커뮤니티 내 영적 나눔 모임'(37%) 등이 제시됐다.

선교사들의 노후 준비 현황을 묻자 '전혀·별로 준비 못했다'는 응답이 66%에 달했다. 이는 한국교회 목회자(65%)와 유사하지만, 일반 국민(40세 이상, 23%)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았다. 선교사들은 노후 대비를 위해 필요한 도움으로 '장기 주거지/요양시설 지원'(55%)과 '파송 선교단체의 연금제도 마련'(5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연구소는 "금융 지원보다 안정적 주거와 제도적 기반이 노후 준비의 핵심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