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사람을 두 종류로 나눌 때 ‘일 중심의 사람’과 ‘관계 중심의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람과의 만남은 등한시한 채 일에만 주로 빠져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하는 데는 취미가 없고 사람과의 만남에 은사가 있는 사람이 있다. 나를 잘 아는 이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일까를 물어본다면 과연 뭐라고 답하겠는가? 당연히 두 가지 다를 말할 것이다. 나만큼 사람들과의 만남과 교제에 은사가 있는 이도 드물 것이다.
[2] 그렇다고 내가 일에는 관심이나 재주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일에 집중하면 5일 만에 책을 한 권 뚝딱 써버린다. 조만간 출간될 450페이지 분량의 『원포인트의 드라마틱한 강해설교』란 책은 2년 전 8월 중순, 5일 만에 집필한 책이다. 그만큼 집중력을 갖고 있단 말이다.
초등학교 4학년 담임 선생님이 내 통신표에다 ‘주의가 산만함’이라고 적어놓으신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지금의 내 모습을 그 선생님이 보신다면 당장 사과하실 것이다.
[3] 나 스스로 판단해 볼 때, 나는 사람을 만날 때는 만나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사역할 땐 사역에 집중하는 양면성을 다 갖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집이나 연구실 안에선 강의 준비나 설교 준비 및 독서 등에 매진한다. 무얼 하건, 일을 맡으면 최선을 다해서 거기에 집중하거나 몰두한다.
오늘은 주일 예배를 마친 후 오후 5시, 서울에서 소중한 두 후배 목사를 만났다.
[4] 두 사람 다 ‘대혁’이라는 이름이 같다. 한 사람은 '김대혁 교수'이고, 다른 한 사람은 '윤대혁 목사'
이다. 바로 ‘총신대 설교학 교수’인‘ 김대혁’과 ‘LA 사랑의빛선교교회 담임’인 ‘윤대혁’이다. 둘 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아우들이다. 이 둘은 신대원 동기라고 한다.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익히 잘 알고 있으면서도, 개인적으로 만나서 교제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김대혁 교수는 총신 신대원에서 명강의로 아주 소문난 사람이다.
[5] 윤대혁 목사는 키가 1미터 91센티 미터의 장신이자 잘생긴 미남인데, 명 설교자로 또한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다.
세상에 신대원 동기보다 더 친한 관계는 없다고 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동기라 하면 금방 친해진다. 두 사람의 요청에 따라 단톡방을 만들어서 먼저 만나게 해주었다가 오늘 처음 대면한 것인데, 만나자마자 둘이 대화가 잘 통했다. 내가 들러리로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말이다.
[6] 하기야 두 사람을 중매해서 만나게 하는 순간부터 중매쟁이의 역할은 끝나는 법이다. 그렇다고 내가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다.
어쨌든 세 사람이 주로 나눈 대화의 내용은 두 사람 동기들 얘기가 아니라 한국 교회의 얘기들이었다. 같은 교단 사람이다 보니 합동 측 교단과 교회들과 목회자들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남녀가 잘 만나서 결혼에 골인해서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는 게 중매쟁이의 바람 아니던가!
[7] 한 사람은 본 교단의 대표적인 학자이고, 한 사람은 미주 한인교회의 모범적인 목회자인 두 신대원 동기들이 만나서 즐겁게 얘기 나누고 행복한 시간을 가지는 모습을 볼 때 선배이자 형님인 내 마음 또한 매우 반갑고 기뻤다.
오늘 만난 식당 이름은 송파구에 위치한 ‘봉피앙’인데, 간판을 보니 ‘세계에서 최고로 맛있는 돼지갈비’라고 씌어있었다. 고기 구워주시는 분에게 그렇게 맛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했다.
[8]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돼지갈비’이다. 천국에 다른 건 없더라도 돼지갈비만큼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마가복음 5장과 누가복음 8장에 보면 예수님이 귀신 들린 사람에게 들어간 군대귀신을 2천 마리 돼지 속에 들어가시게 해서 모두 절벽에 떨어져 몰살시키신 사건이 성경에 나온다. 그 본문을 대할 때마다 그때 죽은 2천 마리 돼지 떼가 너무 아까워 보일 정도로 나는 돼지고기를 좋아한다.
[9] 돼지 2천 마리를 몰살시킬 정도로 한 영혼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본문인데, 돼지 타령을 하고 있는 나를 보면 정말 돼지를 좋아하긴 하나보다. 사실 고기의 맛은 소고기보다 돼지고기가 더 낫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긴 하다. 영양 면에서 볼 때 돼지고기는 비타민 B1이 풍부하고, 소고기는 철분·아연·비타민 B12가 풍부하다고 한다.
오늘 두 대혁이 만나서 셋이 나눈 이야기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보다 더 맛이 있었다.
[10] 영양 면에서 볼 때도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값지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두 사람 모두 성품이 온유하고 겸손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앞으로 본 교단에서 주역으로 활약할 인재들이다. 오늘 또 하나의 소중한 만남을 하나님이 가지게 해주셨다. 헤어져 돌아오는 발걸음이 결코 무겁지가 않았다. 내일 월요일엔 제자들과 수업 시간에서의 만남, 그리고 화요일에 또 다른 특별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황금같이 귀한 만남을 허락하시는 하나님께 다시금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