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칼 R. 트루먼 교수의 기고글인 '주류 개신교의 몰락은 교회가 반드시 배워야 할 교훈이다'(The death of Mainline Protestantism should be a lesson)를 13일 게재했다.
트루먼 교수는 그로브 시티 칼리지의 성서 및 종교학 교수로 재직중이며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종교 및 공공 생활 분야의 윌리엄 E. 사이먼 펠로우로 재직한 바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만약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2025년에 미국 주류(Mainline) 개신교와 인터뷰를 한다면, 대화는 아마 이렇게 진행될 것이다: "어떻게 영적으로 파산했습니까?" "두 가지 방식이죠. 서서히, 그리고 갑자기."
이제 우리는 그 두 번째, '갑작스러운' 단계에 다다르고 있는 듯하다. 미국장로교(PCUSA)는 올해 해외 선교 기관을 폐쇄했다. 이는 재정적 어려움의 신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종교 다원주의가 불러온 선교에 대한 주저함이 논리적으로 드러난 결과다.
또한 스펙테이터 월드(Spectator World) 8월호에 실린 크리스 몬딕스의 글은 진보주의가 어떻게 미국복음주의루터교회(ELCA)의 제도들을 텅 비게 만들었는지를 다루며, 특히 그 신학교의 몰락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그 쇠퇴는 정말 갑작스러웠다. 필자는 오랫동안 필라델피아 루터교 신학교 근처에서 일하며 교수들과 친분을 나누었고, 박사과정의 첫 외부 심사위원으로 봉사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제 그 신학교는 존재하지 않는다. 몬딕스는 그 후신인 통합루터교신학교 이사회에서 7년간 활동했다. 그의 목격담은 슬프지만 놀랍지 않았다. 진보 정치에 헌신하면서 신학교가 무의미한 존재로 전락한 과정을 증언한다. PCUSA와 ELCA가 재산과 기금은 풍부할지 몰라도, 급격히 줄어드는 교인 수는 곧 사람과 신앙 모두가 텅 빈 교회의 미래를 예고한다.
이 갑작스러운 파산은 사실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다. 주류 개신교는 기독교의 초월적 진리에 대한 관심을 잃고 이미 수 세대 전 세상의 정신과 결혼해 버렸다. 20세기 전반기에는 반공주의의 도구로,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정치적 우파의 시녀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60년대 민권운동을 계기로 좌파로 선회했고, 이후로 줄곧 그 진보적 방향을 유지해 왔다. 이는 전국 곳곳의 교회 간판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몇 해 전 필자가 한 연합감리교회에서 결혼식을 주례할 때, 그곳은 무지개 깃발로 장식돼 있었다. 한 5살짜리 아이가 필자에게 물었다. "이 교회는 노아 이야기를 특별히 좋아하나요?" 정말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적어도 그랬다면 마을의 모든 '프라이드 깃발을 내건 가게'들과 구별되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교회는 신앙의 예언자적 증언이 아니라 세속 문화가 요구하는 미덕 과시에 항복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되길 택했다. 교회의 자랑은 세상과의 '다름'이 아니라 '같음'이었다. 그러나 그 길은 결국 무의미함의 선언일 뿐이었다. 왜 사람들이 교회에 와서 세상에서 들을 수 있는 말들을 또 들어야 한단 말인가? 왜 누군가가 신학교에 와서 단지 정치적 구호를 종교적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려 하겠는가?
몬딕스의 분석에도 한계는 있다. 그는 ELCA의 핵심 문제를 강단과 교인석의 단절, 즉 지도자들이 교인들의 관심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경멸하는 데 있다고 본다. 이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와 지도층의 괴리는 교회에서도 투표함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러나 설교자가 단지 교인들의 정치적 취향을 더 민감하게 반영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교인에게 아부하는 것은 세상에 아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1960년대 이전 주류 교회의 우파적 정치 결탁으로 돌아간다 해도 본질적으로는 문제의 표현만 달라질 뿐이다. 말하자면 "말은 같고 기수만 다를 뿐"이다.
ELCA의 진짜 문제는 교회의 비전과 사명을 붙잡지 못한 데 있다. 교회의 비전은 반드시 반문화적이고 초자연적인 메시지, 곧 성육신하신 그리스도의 삶, 죽음, 부활을 통한 구속의 복음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교훈적이거나 고무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세속 정치적 야망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도 아니다. 그것은 궁극적이고 영원한 실재에 대한 선언이며, 모든 시간적·세속적 현실은 그 빛 안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정통장로교회(OPC) 잡지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 편집장 대니 올링거는 PCUSA의 해외 선교 기관 폐쇄 결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교회는 예수 안에서 발견되는 구원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 교회의 사명은 전 세계의 비기독교 종교와 협력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사명은 대안적인 미국 정치 세력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교회가 받은 예수님의 위임은 세상에 나아가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예수께서 명하신 모든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마 28:19-20)."
올링거가 이 말을 주류 교단이 아니라 정통 교단을 대상으로 썼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주류 개신교는 이미 수십 년 전에 교회의 사명을 상실했다. 한때는 서서히 진행되던 그 파산이 이제는 급작스럽게 눈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정치적 이해가 극도로 고조되고 사회적 담론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시기일수록, 교회가 그 본래의 사명을 잃어버릴 유혹은 더욱 커진다. 이 점에서 모든 교회는, 비록 문서상으로는 정통성을 유지한다 할지라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