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이명진(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이명진(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탄핵을 반대한 이유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실망과 서운함이 많은 것은 탄핵 기각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까닭이다. 많은 시민과 변호인단이 애를 썼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실책을 덮을 만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결국 재판관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사람들의 성향은 매우 다양하다. 자신이 뽑은 대통령이기 때문에 지지하는 그룹, 여당을 지지하는 그룹, 이재명이 싫어서 지지하는 그룹, 좌파 진영의 무리한 재판 진행에 화가 난 그룹, 윤석열도 여당도 싫지만 나라를 지키고 싶어 나선 그룹 등 다양하다. 탄핵을 반대한 연령층도 2030부터 9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탄핵에 반대한 동기와 연령층이 다양해도 한 가지 통일된 가치와 목적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좌파 진영의 행태와 중국의 전방위적인 침략 행위, 친북 세력의 실체를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사태로 더욱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어쩌면 탄핵이 남긴 유일한 유익이다. 보수주의 진영은 이러한 동력과 불씨를 잘 살려야 한다. 국민의 노력과 염원을 허공에 재처럼 뿌려 없애면 안 된다.

대통령 선거마저 지지 않으려면

60여 일이 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보수주의 진영은 새 후보를 세워야 한다. 답답하고 화가 나도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를 지속하는 것으로는 탄핵 결정을 뒤집을 수 없다. 한마디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실의에 빠져 하이에나와 같은 자들의 먹이가 될 수는 없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 앉아서 죽을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힘을 내야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는 추구하는 정책보다는 인물을 보고 선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사상 검증이 안 된 좌파도 보수를 내세운 당에만 들어오면 보수주의자로 탈색해 주었다. 보수라고 자부하는 국회의원조차 보수주의 가치가 무엇인지 모르고 함부로 법을 만드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먼저 정부 여당이 변해야 한다

이제 대통령 후보를 먼저 정해 놓고 '나를 따르라'고 하는 식의 선거 전략은 일찌감치 버려야 한다. 보수주의 가치관으로 무장한 후보를 세워야 한다. 과거에 실수를 하고 욕을 먹었어도 보수주의 가치관만 뚜렷하면 누구라도 무방하다. 보수주의 가치관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우선순위에 걸맞은 후보를 세워라.

첫째,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맞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키는 후보를 세워라. 중국의 하이브리드 침략에 맞서고, 사회주의 정책에 맞설 후보가 필요하다. 전교조의 사회주의 교육 정책과 의료 대란을 일으킨 의료사회주의 포퓰리즘 정책에 당당히 맞설 논리와 강단이 있는 사람이 나오길 바란다.

둘째, 생명을 소중하게 지켜줄 후보를 세워라. 잉태된 순간부터 자연사하는 순간까지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사람을 세워라. 국방을 튼튼히 하여 북한의 핵 위협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사람이 필요하다.

셋째,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후보를 세워라. 윤 정권의 역주행으로 삭감된 R&D 예산과 의료 대란을 해결해야 한다. 윤 정권의 무모한 역주행을 고집하는 사람은 안 된다. 그동안 2030 세대인 의대생과 전공의는 1년 넘게 그들의 아까운 시간을 빼앗겼다. 2030 세대 3만 명을 범죄 집단화했던 정부의 과오를 솔직히 시인하고 결자해지해야 한다. 겁박과 힘으로 교육계와 의료계를 지배하려고 했던 정책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넷째, 이민정책에 대해 신중한 후보를 세워라. PC주의에 물들어 섣불리 이민을 받아들인 국가들의 고통과 국가적 위기를 잘 아는 후보를 세워라. 국가가 주는 연금과 의료보험 문제가 심각하다.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함부로 주어서는 안 된다.

이런 사람은 피하자

첫째,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갖추지 않은 사람은 피하자. 국민은 이제 사람을 보지 말고 가치를 지켜줄 지도자에게 표를 주어야 한다. 사람을 우상화하면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헌법 정신을 지킬 의지가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둘째,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사람은 안 된다. 대통령의 체면과 국익을 맞바꾸는 무지한 일이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

셋째, 무례하거나 교만한 자, 돈 문제가 투명하지 않은 사람은 피하자. 무례한 사람은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배하려고 달려든다. 교만한 사람은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는다. 조언과 직언을 듣기 싫어한다. 듣기보다는 자신의 말만 한다. 돈 문제가 투명하지 않은 사람은 신뢰할 수 없다. 그들에게 국익은 안중에 없다. 오로지 자신들의 이권만 중요하다. 이권만 보이면 아귀처럼 달려들어 자신의 이익만 챙긴다.

불씨는 꺼지지 않는다

보수주의 진영은 장기적으로 진지전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행동해야 한다. 선거는 기동전이다. 두 달간 기동전을 잘 치러 승리하길 소망한다. 설령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자포자기하면 안 된다. 다 타버린 재 속에서도 남아 있는 불씨가 있다. 시간이 걸리고 고통이 있더라도 다시 일어날 불씨를 살려 가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자가 승리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