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SNS를 통해 직접 작성한 육필 원고와 함께 '국민께 드리는 글'을 15일 공개했다. 이 글은 대통령이 새해 초 만년필로 밤새 작성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글을 통해 직무 정지 상태에서 느낀 심경과 함께 국가 위기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담담히 밝혔다.
윤 대통령은 새해 인사를 통해 국민에게 "새해 좋은 꿈 많이 꾸셨습니까? 을사년 새해에는 정말 기쁜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라며 덕담으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가 정지된 이후의 심경과 그로 인해 느낀 깨달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탄핵소추가 되고 나니 이제서야 제가 대통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고백하며, 그동안 대통령직 수행에 매진하며 자신이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되새길 틈도 없었음을 토로했다.
대통령으로서의 지난 시간에 대해 그는 "26년의 공직 생활과 8개월의 대선 운동, 대통령 당선과 취임 이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정신없이 일했다"며 "공직 인사, 국정 과제, 외교, 안보, 경제 등 모든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일해왔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권위도 갖고 휴식도 취하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지만, 나라 안팎의 위기가 녹록지 않았다"며 글로벌 경제 위기와 국내 정책 실패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려 애써 왔다고 회고했다.
윤 대통령은 "징벌적 과세를 폐기하고 시장 원리에 따른 부동산 정책으로 주택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했으며, 글로벌 중추 국가 외교를 통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며 그간의 성과를 소개했다. 특히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정상화를 통해 우리 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글의 후반부에서는 직무 정지 상태에서의 성찰과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의 가치를 설파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아닌 민주주의는 가짜 민주주의"라며 "법치주의는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요소로, 합리적인 법과 공정한 사법관에 의해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국가의 번영과 지속 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대 안보 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오늘날의 안보는 군사·정치적 안보를 넘어 경제, 기술, 에너지, 보건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권위주의 독재 국가와 전체주의 국가는 주변국을 속국화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며 이에 대한 경계와 국민적 인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탄핵소추를 "국가의 헌법적 운영 체계에 대한 위기"로 규정하며, 비상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국회의 국정 운영 방해와 비정상적 법률 남발은 헌정 질서의 붕괴를 초래한다"며, 헌법 수호 책무를 다하기 위한 조치를 단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글을 마무리하며 그는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권리와 책임 의식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국민의 노력과 협력으로 이 나라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글은 단순한 직무 정지에 대한 심경 토로를 넘어, 국가적 위기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헌법적 책무를 국민과 공유하는 데 의미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