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고대하던 2025년 새해가 밝아왔다. 한 해가 다 지나고 다시 새해를 맞이하게 되니 새삼스럽게 세월의 빠름을 뼈저리게 느낀다. 지나간 한 해를 되돌아보며 결산할 때 느끼는 감회는 깊고 새롭기만 하다.
특별히 2025년은 을사년(乙巳年)으로, 지혜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라고 한다. 그런데 “뱀”이라는 단어가 왜 생겼는지 그 의미를 찾아보면 흥미롭다. “배”와 “움”이 합쳐져 “뱁”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뱀은 배로 움직이는 동물이라는 뜻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실 뱀을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필자에게도 뱀과 관련된 사건이 있다. 미국에 처음 와서 대학 기숙사 생활을 할 때 한 흑인 여학생이 항상 큰 뱀을 목에 감고 다녔다. 얼마 후 기숙사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 이유인즉슨 어느 날 밤 그녀가 애지중지하던 뱀이 에어컨 연통을 타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숙사에서는 혹시 자신들의 방에 뱀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퍼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 충격과 공포를 느끼며 그 사건 이후로 뱀은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존재가 되었다.
그렇다. 성경에서도 뱀으로 번역된 대표적인 단어들이 히브리어로 4개, 헬라어로 2개, 총 6개가 소개되고 있다. 그중에서 **“나하쉬” (נָּחָשׁ)**는 가장 일반적이며 모든 뱀을 통칭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영어 성경에서는 이를 “Serpent”로 번역하는데, “다리가 없는 파충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성경 속 뱀은 창세기에 등장하는 뱀이다. 이는 인간의 타락과 원죄 문제에 등장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창세기 3장 1절에서는 뱀을 소개하며 “뱀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성경에서 뱀은 악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하며 이후에는 사탄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그래서 뱀은 우리에게 경각심과 신중함을 일깨워주는 동물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10장 16절에서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라고 말씀하셨다. 뱀은 상황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조종하고 신중하게 대처하는 지혜를 가진 동물이다. 지금과 같은 혼돈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모습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바라건대, 올 한 해 2025년에는 복음의 진리로 다시 무장하여 지혜롭고 강건하게 우리의 신앙을 세워 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