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여성의 종교 활동에 대한 새로운 제한을 발표했다. 하나피 '악덕과 덕' 부 장관은 최근 동부 로가르주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여성들의 종교적 표현을 크게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이번 규정에 따르면 성인 여성들은 다른 여성들 앞에서도 꾸란을 낭독하거나 큰 소리로 기도하는 것이 금지된다. 더불어 이슬람교에서 신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알라 후 악바르' 구절을 외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하나피 장관은 여성들의 '수하날라' 영창 역시 금지된다고 밝혔다. '수하날라'는 이슬람교에서 기도를 유도하고 권장하는 종교적 표현이다. 당연히 여성들의 노래 부르기도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장관의 발언은 해당 부처의 소셜 미디어에 게시되었다가 이후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번 발표와 관련해 '악덕과 덕' 부처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30일까지 담당자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제한 조치는 탈레반이 2021년 8월 재집권한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해온 여성 억압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탈레반은 이미 여성들의 얼굴 가리기를 의무화하고,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도덕 법률을 시행해왔다. 또한 여성들은 6학년 이후의 교육을 받을 수 없으며, 대부분의 직업 활동과 공공장소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의 지방 정부들은 탈레반의 도덕 법률에 근거해 미디어에서 '살아있는 것들'을 보여주는 것을 금지하는 등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