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0대의 절반 이상이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과 세종의 혼인율 격차가 30%포인트에 달해, 지역 간 결혼·출산 여건의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확대 공표 주요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전국 30대의 미혼율은 51.3%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62.8%로 가장 높았고, 세종이 34.4%로 가장 낮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30대 남성의 미혼율이 68.3%에 달해 10명 중 7명이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미혼율은 57.2%로, 남성보다 11.1%포인트 낮았다. 반면 세종시는 30대 남성 미혼율이 42.2%, 여성이 26.9%로 서울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주거비용과 일자리 안정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시의 경우 정부와 공공기관이 밀집해 안정적이고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반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높은 집값과 불안정한 고용환경, 높은 출산·양육 부담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최근 들어 혼인·출산율에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혼인건수는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증가해 7~8월에는 전년 대비 각각 32.9%, 20.0% 증가했다. 출생아 수도 2분기에 1년 전보다 1.2% 늘어나며 8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저출산고령화위원회의 최근 조사에서는 미혼 응답자의 65.4%가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해, 지난 3월보다 4.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눈치 보지 않는 육아 지원 제도 사용 여건'(88.1%)과 '필요할 때 휴가·휴직 사용'(87.5%)을 가장 중요한 대책으로 꼽았다. 

주형환 저출산고령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의 출산과 혼인 증가세가 반가운 현상이지만, 아직 구조적인 출산율 반등이라고 보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혼인과 출산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 마련과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